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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유미리 (柳美里)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일본

출생:1968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게자리)

최근작
2021년 9월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그 남자에게 보내는 일기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기를 썼습니다. 혹독한 '왕따'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아무한테도 고백할 수가 없어서 5권에 500엔짜리 코쿠요 대학노트에 누구한테 어떻게 '왕따'를 당했는지를 썼습니다. 그 일기가 고학년이 되자 복수계획(현실 속에서는 '아프다'며 울어보지도 못했다)으로 발전해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좋은 구절을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를 지망해서 도쿄 키드브라더스에 입단했을 때, 극단전속작가 겸 연출가였던 당신(히가시 유타카)한테서 일기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일기를 쓰지 않았더라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작가 '유미리'는 일기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나는 내가 차별당하고 배제당하는 쪽이라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온 세계에 존재하는, 차별당하고 배제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기간에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과 쌍을 이루는 소설을 쓸 생각이다. 후쿠시마에서 오염 제거 작업원으로 일하다가 소모품처럼 버려지고 자살한 노숙자의 이야기이다. 나는 그의 인생과 죽음을 길 위에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의 존재를 죽음과 망각으로부터 건져 올릴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무게를 양팔에 느끼면서 이야기를 써 나갈 생각이다.

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나는 이 소설에 사실 그대로를 쓴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작가인 '나'의 눈을 거친 픽션일 뿐이다. 판결문에서는 '이것은 허구이고 이것은 사실이다'라며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 단정하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것 자체를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자세들이 일본에서 오랫동안 이어져내려온 사소설이라는 장르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모든 소설가들에게 있어서도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비와 꿈 뒤에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자판을 누르고 있는 내내 반주처럼 비가 지붕을 두드리더니, 전원을 끈 순간 비가 그쳤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저는 비를 몰고 다니는 여자입니다. 비와 꿈 속에서... 당신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균열과 혼의 공백

이 책 속에서 나는 화를 내고 있다. 분노의 감정으로 한줄 한줄 써나갔다. 펜을 쥔 손에 힘을 꽉 주고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겠다며 두 다리로 버티고 서 있다. 지금도 화낼 일은 많다. 그러나 분노에 지배당하면 발꿈치가 땅(현실)에 닿아버린다. 몸은 현실에 두고 있어도 항상 작품을 향해 손을 뻗으면서 발꿈치를 들고 서 있고 싶다. 작품 속에도 내 몸 둘 곳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땅(현실)에는 발꿈치를 내리지 않을 작정이다. 나는 발꿈치를 들고 세상의 균열과 혼의 공백을 마주 보고 있다.

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글을 쓰는 인간으로서 나는 나만의 언어로 세계를 표현하고 싶은 기묘한 정열을 품고 있다. 예컨대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네살짜리 꼬마도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마음', '이성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피를 흘릴 만큼 타자에 관여하는 일'은 아닐까. 사랑과 증오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어서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사랑이라는 말의 전체를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사전 속의 언어는 항상 생의 총체 속에서 검증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삶으로 나만의 사전을 만들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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