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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이인화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6년

최근작
2021년 10월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2061년

나는 5년 전부터 외톨이가 되었다. 직장도 없어지고 사람들과의 연락도 일절 끊어져서 나와 사회 사이에는 무엇 하나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번민으로 밤을 지새운 뒤에 걷는 새벽길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까지 훤히 꿰뚫려 보였다. 나로부터 저 만치 멀리 떨어진 시대는 팬데믹과 인공지능이라는 두 가지 힘이 폭발하고 있었다. 그 깊고 빠른 운명의 균열이 삶의 구석구석으로 뻗어 가고 있었다. 나는 그 이면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어떤 것, 대체불가능한 것, 그래서 이 혼돈의 시대 뒤에 출현할 새로운 것을 생각했다. 우리는 흔히 미래를 과학기술과 관련된 외부로부터의 거시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가능성 가운데 무엇을 실현할지 선택하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내재적인 것,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된 어떤 것이다. 한글은 가장 발달한 문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이라고 한다. 이런 알파벳을 대영제국이나 미합중국 같은 지구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자학적 사치’라고 말해진다. 나의 이 글은 ‘문자학적 사치’에 대한 탐구이다. 오래전 세종 이도라는 고독한 사나이가 국경을 넓혀 민족을 재구성하고 그 민족을 위해 이 글자를 만들었다. 이도는 새로운 민족의 사고에 뭔가를 새겨 넣었다. 지금 남북으로 나뉜 우리는 이 글자로부터 강력한 불꽃을 나눠 받았다. 전쟁을 겪고 갈등을 겪었지만, 우리의 결속은 그리 약하지 않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같이 죽을 사람들. 그 존명 공동체의 미래를 밝힐 횃불이 이 글자 안에 타오르고 있다. 지금 이 횃불을 높이 들어 캄캄판 밤을 밝히고 우리 힘의 결속을 세상에 꺼내놓을 때인지도 모른다.

게임사전

게임의 다양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설득적으로 펼칠 수 있는 게임 언어의 시금석을 만들다! 사전은 특정 분야의 신어(新語)를 일반어로 편입시켜 지식의 자질을 부여하는 문화적 위계화의 표지이다. 사전은 표면적으로 중립성과 객관성을 표방하면서 내면적으로 표제어의 선택과 배제, 정의 정보의 배열과 편집을 통해 편찬 주제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한다. 지금까지 게임 언어는 이러한 문화적 위계를 부여받지 못했다. 게임사전이 편찬되지 않았던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게임 언어 자체의 성격, 즉 사회적?수행적?발생적 차원에서 조망되는 언어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게임 언어는 사회적 측면에서 ‘음/슴체’, ‘-용체’, 반말체, 비어, 속어 등 일반어의 하위문화적 변이형으로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둘째, 게임 언어는 플레이가 일어나는 수행의 측면에서 그 게임을 하는 사람만이 해득할 수 있는 은어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셋째, 게임의 언어는 그것이 창작되는 발생의 측면에서 소수 직업 사회만 알 필요가 있는 전문용어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언어적 상황은 한국의 게이머 인구가 2,000만 명이 넘어서는 현 시점에서 결정적으로 달라졌다. 게임의 사회적 언어는 현실 구어와 융합되었고 게임의 수행적 언어는 특정 세대의 표지가 되었다. 이제 게임은 동터오는 새로운 세계의 문화, 같은 놀이 취향을 매개로 국적과 인종과 문화권을 뛰어넘어 의기투합한 세계 시민의 문화이다. 게임이 지향하는 이상은 여기 이 세계에 대한 사랑, 즉 ‘아모르 문디(Amor Mundi)’이며 게임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는 평등하고 친밀한 친구들 사이에 추구되는 공생, ‘컨비비얼리티(conviviality)’의 관계이다. 우리 『게임사전』의 필자들은 이러한 게임 언어의 형식과 세계관을 ‘표제어와 정의 정보’라는 사전의 구조에 담아 보존하고자 했다. 미국의 게임 개발자 사전인 『The Game Developer’s Dictionary』를 제외하고 세계는 아직 본격적인 게임사전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작업은 학문의 영역에서 세계 최초로 온라인 게임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의 연구자라는 내밀한 자부심을 현실에서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 이인화.한혜원

시인의 별

...그러나 종종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마음에 낙숫물 지는 날이 있어서, 나는 옛날 까까머리 고등학생들이 작가가 되겠다고 모여들었던 계단 위 골방을 생각한다. 혹은 아름다운 여대생 선생님들에게 칭찬을 받던 그 햇빛 찬란한 연못가를 생각한다. 문학을 알게 되었기에 인생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던 그런 순간순간들을 생각한다. 세상이 너무도 많이 변했지만 그때 문학에 대해 가졌던 그 초심(初心)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영원한 제국

격파해야 할 주제는 너무 난해했고 내가 아는 것은 너무 적었다. 역사소설은 독자에게 하나의 환상을 심어준다. 소설가가 문장으로 써서 보여주는 삶이 한때 실제로 살았던 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과연 실제로 보지도 못했던 주인공의 내면에 불타던 불꽃들에 대해 소설가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 산더미 같은 자료를 섭렵해도 잡히지 않는 근원적인 절망이었다. ... 그리고 삼십년이 흘러갔다. <영원한 제국>은 어느덧 나의 삶과 뼈에 스며들어 나 자신이 되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변방에 늙은 이인몽이 살고 있다. 세상은 풀 한 포기 없는 황야이며 자신의 상처받은 영혼으로 채색된 연옥이다. 그는 기억하고 또 기억하며 끝없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의 추억 속에 모든 우연은 필연이 되고 모든 사건은 운명이 될 것이다.

인간의 길 1

훗날 신이 이승에서 뭐하던 사람이냐 물으면 <인간의 길>을 썼다고 말하겠다.

인간의 길 2

훗날 신이 이승에서 뭐하던 사람이냐 물으면 <인간의 길>을 썼다고 말하겠다.

인간의 길 3

훗날 신이 이승에서 뭐하던 사람이냐 물으면 <인간의 길>을 썼다고 말하겠다.

지옥설계도

만약 게임이 문학으로 들어와서 독자가 허구의 세계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면 독자는 그 세계의 갈등을 완화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자살하려는 줄리엣을 말리면서 로미오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문학은 상상력의 충격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문학이 게임으로 들어가서 게이머가 자신이 조작하는 세계를 성찰할 수 있게 된다면 플레이에 대한 몰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 공중 유닛을 격추시키고 본진을 섬멸하는 순간에 적군 테란 종족의 비극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졸작에서 그짓을 해보았습니다. 게임과 문학을 하나로 이어보았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글로 쓰는 사람입니다. 그 발견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어쨌든 작가는 그것을 써서 발견자로서의 책임을 짊어집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무참한 실패작이 될지라도 나는 써야 했습니다. 게임과 문학은 둘 다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불완전한 사회질서 속에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명의 맛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또 소설을 읽으면서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맛과 실질을 느낍니다.

하늘꽃

순례의 끝에서 내가 만난 것은 이 글로벌리즘의 황야를 살았고 또 살아가는 인간들과 우리의 초로같이 작은 인생을 지배하는 사랑의 신비였다. 남녀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저 황야의 몰인정 위에 잠깐 아지렁이처럼 서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이 세상 아닌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덧없고 아름답고 지극하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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