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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정양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2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김제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9월 <해학 이기의 한시>

나그네는 지금도

찾으려던 책도 잠시 잊어버리고 흐린 거울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곤 한다. 언젠가는 이 거울도 바꾸고 버릴 책도 버려야지 싶지만 번번이 마음뿐이다. 책뿐이랴. 버려야지 싶은 것들이 아직도 여간해서 버려지지 않는다. 어머니 떠나신 지 서른 해가 지났고, 시를 쓴 지 마흔 해가 넘는데, 어머니의 흐린 거울 속 금 간 세월은 아직도 금이 간 채로 내 얼굴처럼 남아 있다. 흐린 거울 속 금 간 세월을 다시 엮으면서 꼭 버려야 할 것들을 곰곰 되새긴다.

철들무렵

세월과 사이좋게 동거하면서 관대해지거나 불화하며 초조해지는 사람들의 일이 이 세상에 명절이니 이십사절기니 기타 여러 속절(俗節) 같은 마디를 만들었을 테고 농경문화가 주눅들어버린 요즈음에 그것들을 깜박깜박 잊어먹긴 해도 그게 다 우리네 삶의 끈이었거니 싶어 그 마디들을 새삼 추슬러보았다. 그렇게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우리네 초조한 세월을 조금이나마 놓아주었으면 좋겠다.

헛디디며 헛짚으며

시집을 올해 봄에 꼭 내야 한다는 모악의 행복한 강요에 떠밀려 못 이기는 척하며 모자란 초고를 보냈다. 1부 「응답하라 1950」은 요즘 정권의 역주행 덕분인지 1950년대 황량했던 내 중고등학교 시절이 자꾸만 회상된 편린들이다. 2부와 3부의 시들은 정년퇴임 전후에 쓴 거고, 4부 「황하」 연작시는 교환교수로 중국에 있을 때 써두었던 건데, 그 중 「잉어 한 마리」는 지난 번 시집에 실렸던 작품이지만 연작시의 일부여서 재수록했다. 어이없고 황당한 역주행의 시절이 어서 마감되기를, 그리고 의로운 호걸들이 양산박에 깃들었듯 우리 모악에도 강호제현의 따뜻한 마음들이 다투어 모여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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