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임국영

최근작
2023년 11월 <전세 인생>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그것을 어떻게, 왜 좋아하는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이런 질문에 골몰한 까닭은 아마 취향에 관한 정확한 문답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지점을 드러내고 개인과 타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라 믿었기 때문인 것 같다. 수진의 말마따나 그것을 빼놓고는 자신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_에세이 「꿈의 우주를 유영해」

이상한 나라의 스물셋

여전히 타인은 불가해하고 생계를 해결하는 문제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에 비하면 조금쯤은 안온한 기분이다. 내가 내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렸다. 재앙은 막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 악천후를 피해 노를 젓는 이의 마음으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치워 나가기로 했다.

헤드라이너

“악당들이 몽땅 망했으면 좋겠다.” 소설가로 데뷔했을 때 수상 소감문 말미에 적은 말이다. 이 문구를 작성한 직후 손끝이 따끔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그런 말을 적었는지 종종 자문했다. 어째서 스스로 그런 존재들과는 무관한 사람인 것처럼, 정말 나쁜 게 무엇인지 안다는 것처럼 굴었을까. 언제나 그렇듯 스스로 뱉은 말에 모멸감을 느꼈다. 음험하고 나약한 속내를 은닉하고자 그간 그들을 소재로 다룬 소설만 썼다. 악당은 대체로 남성의 얼굴을 했으나 나 역시 남성이다. 나는 그들과 얼마간 달랐으며 달라지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는 불가해한 삶의 모퉁이에서 매번 마주쳤고 어딘지 낯이 익은 서로의 낯을 빤히 살피며 별다른 사건 없이 교차했다. (…) 고마운 사람들이 무수히 떠오른다. 그중에서 가장 감사한 것은, 아무래도 ‘프린스’다. 제대로 아는 곡이라곤 「퍼플 레인」 하나뿐이지만 그를 생각하는 순간이 잦았다. 과잉된 가성과 기타 플레이, 수줍음과 열의의 충돌, 「위 아 더 월드」를 부르는 군중 사이에서 막대사탕을 문 채 입을 꼭 다문 그의 얼굴이 좀처럼 잊히지 않았다. 주류에서 벗어난 동시에 주류에 우뚝 선 아이러니라니. 프린스는 마치 별 모양 운석이나 찢어진 레고 같았다. 존재할 거라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조형과 질감이었다. 멋졌다. 그처럼 살 순 없겠지만 그런 삶도 있단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당신은 어떤가. 나와 얼마나 다른가. 조금이나마 기시감을 느꼈으면 한다. 나는 우리가 외롭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 지상의 모든 일이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당신이라는 헤드라이너에게 바친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