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이름:김형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4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부안 (염소자리)

사망:2021년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1월 <매일, 시 한 잔>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계획 없이 살아도 편안한 나이가 된 것 같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들과의 교감 그리고 가끔 거기서 얻은 감동을 시로 꽃피우는 즐거움, 그 은총이야 말해 무엇하리. 돌아보면 제멋에 취해 덤벙대던 젊은 날의 멋도?좀 서툴긴 했어도?그 나름대로 멋이 있었지만, 무언가에 매어 사는 것 또한 그 못지않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내가 그렇게 매인 듯 풀린 듯 계획 없이 살고 있다. 아, 복된 탓이여. 2021년 2월

나무 안에서

200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쓴 시 50여 편을 모아 여덟번째 시집 <나무 안에서>를 펴내기로 했다. 산밑에 살면서 자연에서 얻은 시가 많다. 몸과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기고 내 시들도 나를 닮아가는 것 같다. 2009년 초가을

낮은 수평선

시집을 낼 때마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미숙하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 채 또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언제쯤이면 나도 뻔뻔해지는 날 있을까?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내게는 거짓말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는 그 무슨 비단결 같은 말일지라도 '요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는 나 자신에게 고해하듯이 이 세상의 제단에 시를 바쳐왔습니다. 비록 그 꽃이 탐스럽거나 아름답지 못해도 내가 살면서 느끼고 꿈구고 생각한 것을 내가 배운 시라는 그릇에 담았습니다.

무엇을 보려고

시는 만년필로 써야 제맛이 난다는 사람 편에 서고 싶다. 게으른 사치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사치를 부리고 싶어 한때 고급 만년필을 구해 시는 꼭 만년필로 쓰곤 했었다. 필기도구가 좋다고 해서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래도 볼펜으로 마구 날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만년필보다는 볼펜 사용이 잦아지더니, 또 어느 사이에 내남없이 볼펜은 고사하고 컴퓨터로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글쓴이의 생명이 숨 쉬는 친필은 이제 구경거리인 수집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나는 지금도 노트(사실은 아무 백지에나 가리지 않고 쓴다)에 손으로 시를 쓰고 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싶으면 그때 컴퓨터에 저장한다. 그렇지만 왠지 컴퓨터에 앉아 시를 쓰는 일만은 아직도 어색하고, 도대체 생각이 깊어지지를 않는다. 생각이 깊어지기는커녕 아예 생각이 멈춰 버린다. 아무 종이에나 쓰고 지우는 짓거리가 수십 년 동안 익숙해져서 그 버릇이 좀체 고쳐지지가 않아서일까. 그건 아마 제 기분에 못 이겨 지우고 찢고 구기고 하는 그 정신 분열증적인 과정이 몸에 배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어디 그뿐인가. 컴퓨터 화면에서 한 번 삭제하고 나면 삭제된 구절을 되살리기란 기억력을 빌리지 않고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러나 백지에 쓴 것은 지워도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언제든지 처음 쓴 구절을 다시 볼 수 있고, 지금 쓴 구절과 비교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지웠던 구절이 더 나아 보였을 때는 잃었던 아들을 찾은 성경 속의 아버지의 마음과 비기고 싶어진다. 그동안 써 온 시를 만년필로 베끼면서 나는 마음에 평화를 느끼기도 했다. 너무 오랫동안 아무렇게나 메모나 하던 글씨라서 제대로 써지지가 않았다. 손이 아프고, 장지에 옹이가 자리를 잡았다. 며칠을 두고 다시 쓰기를 여러 번, 그래도 옛날 글씨체는 나오지 않았다. (그때도 별 볼일 없는 글씨였지만) 그러나 이번에 오래전에 쓴 시들을 다시 만년필로 베껴 쓰면서 어떤 구절은 고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고, 이제부터라도 시는 만년필(붓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로 써야겠다는 마음도 다져 보았다. 시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와도 같이 온몸을 거쳐 만년필을 통해 써야 역시 제맛이 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시는 너와 나를 이어 주는 감동의 혈관이니까.

화살시편

내 시는 모두 미완성의 완성이다. 쓰고 고치고, 또 고쳤는데도 내 시는 여전히 미완성 진행형이다. ‘내가 만일 나 자신을 온전히 떠나’ 세상과 만나는 시간이 오면 허공에 매달린 홍시 하나로도 하늘의 종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2019년 봄을 열며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