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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종교/역학

이름:혜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직업:승려, 대학교수

기타:하버드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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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깨달음 (추천1,댓글0) 햇빛눈물   2012-07-03 10:08

오늘 아침 학교에서 겪은 일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적어본다.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되새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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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운동장 한 켠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아침 조회를 하고 산책을 하려는 저에게 그 학생들은 순간 절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가볼까? 가면 분명히 뭔가 사건이 터질 것 같은데...
살짝 고민을 하다, 그래도 가보자 하는 마음에 가보았습니다. 역시나, 운동장과 3호관 사이 수풀 사이에서 1학년 2명이 내려오더군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그리고 근처에 있던 2학년 3명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저는 1학년 학생과 2학년 세명을 불렀습니다. 1학년 한 명은 순간 도망을 가고 나머지 한 명만 이 저에게 잡혔죠. 그 놈은 제가 아주 잘 아는(?) 사이라 도망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오라고 하니, 대뜸 한다는 말이, "왜요, 저 담배 안 피웠어요..." 그래서 제가 "야, 내가 언제 담배 피웠냐고 물었냐, 나한테 오라고 했지!"

 

그 다음부터 그 놈과 저의 혈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살짝 건드리니, 경찰에 신고한다. 그래서 저는, 신고해라. 그리고 그 놈이 옆에 있는 친구한테 왈 "야 어디에 신고해야 하냐?" 친절한 친구 왈 "교육청에 하면 되" 옆에서 지켜보는 저의 생각은 아주 복잡해졌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도대체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능숙해졌는지, 화의 감정을 누르고 조곤조곤 따지고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은 저에게 반말까지 하며, 저의 속을 긁더니 제가 살짝 강한 행동을 하자, "때리시려구요, 때려보세요..."하더군요. 순간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잘 참았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놈이 강적인게, 수업 시간(8시 10분 정도였습니다)이 좀 지나니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저한테 "확인증 써줄거죠, 빨리 써줘요"하더군요. 그것도 저에게 요청이 아닌 거의 지 동생한테 강제하듯이 말이죠. 이 정도되면 저는 거의 요즘 말로 표현하면 '멘붕' 상태에 빠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침 10분간의 산책 시간이 사라지며 아주 기분이 '뭐'같아 지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저의 기분을 배설하려 하는 것 보다. 그 어떤 조금의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때문입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을 읽으니 혜민스님의 아주 가벼운(?) 칼럼이 있더군요. 제목이 '단비'였습니다. 제목이 아주 심플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게 깨달음을 준 문구는 이렇습니다.

 

"잠을 청하기 전에 도량을 잠시 돈다. 어느덧 비가 멎고 하얀 구름 사이로 달님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신다. 은은한 달빛 덕분에 산봉우리를 하얀 구름이 고고히 휘감고 지나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도량을 몇바퀴 돈 뒤 잠을 청하기 위해 내 처소로 발길을 돌린다. 엊저녁과는 달리 발밑 촉촉해진 땅이 느껴진다. 그 순간 퍼뜩 작은 깨달음이 하나 있었다. 오늘과 같은 단비는 사실 비 자체가 달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비를 받아들이는 땅이 비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단비로 느껴진 것이구나 하는 사실을 말이다. 즉 똑같은 비가 와도 받아들이는 토양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단비로 느껴질 수도 있고, 홍수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가 학생들에게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사실 좋게 생각하면 조금의 사명의식과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육적인 의식에서 출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혜민스님의 위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당연히 저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그런 의도를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마음 받아들이는 자의 태도도 중요하구나 하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모든 'Action'은 사실 저의 '일방통행'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거나나 사랑하는 마음, 부모자식간의 관계에도 듣고 말하는, 행동하고 바라보는 자 서로의 상호소통의 상태가 중요한데, 하물며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는 더 할텐데, 이점을 지금까지 저는 망각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덧, 개인적으로 곽노현 교육감님에게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고, 학생인권조례도 찬성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쩔수 없이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이 조례로 인해 가장 변한 점은 학생들을 생활지도 할때 학생들이 교사에게 "저 신고할거예요"라는 협박아닌 말씀들을 아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기분이 아주 착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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