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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임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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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큰글자도서] 한국인의 눈으로 본 스페인>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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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문화이론가의 대중영화 옹호론 이 책은 그동안 융합 인문학의 선구적 시도를 통해 사회문제를 통찰하고자 했던 심광현 선생이 그간의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사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년 전 선생의 제자로서 영상이론에 대해 공부할 때도 선생의 궁극적 시선은 사회적 실천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별 영화작품에 대해선 단편적인 사유 밖에 들을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당대의 문화이론가인 선생은 한국의 대중영화, 그것도 천만 관객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영화산업이 발달한 나라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인구와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스페인 영화로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한 편도 없다 (950만 명을 동원한 영화가 지금까지의 기록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무려 19편이나 된다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특수한 한국적 맥락이 자리 잡고 있음은 틀림없다. 이 책은 대중영화의 철학적 효용론을 바탕으로 ‘천만 영화’에 담긴 2000년대 한국 사회의 대중적 무의식을 탐사한다. 영화가 무의식의 발현인 꿈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현대 영화이론의 가장 중요한 가지 중의 하나다. 크리스티앙 메츠는 영화가 어떻게 관객의 마음에 작동하는지를 라캉의 거울 단계와 상징계 개념으로 설명해 냈다. 심광현 선생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영화의 인지생태학적 관점과 2000년대 한국이라는 특수한 역사 지리적 환경을 고려하여 대중영화의 작동기제 뿐만 아니라 천만 영화의 문화정치를 밝히고자 한다. 무엇보다 비판적 문화이론가인 선생이 2000년대의 대중영화를 대중의 철학적 사유의 장(場)으로까지 바라보고 있는 것이 놀랍다. 그것은 사변적 철학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대중과 점차 유리되면서 일상 속의 사색이 그 역할을 대신 맡을 수밖에 없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에게 잠시나마 삶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중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삶에 지친 대중들에게 영화는 꿈과 마찬가지로 유토피아적인 소원 성취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대중영화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입증하는 것이 바로 2000년대 한국에서 두드러진 ‘천만 영화’ 현상이다. 물론 한국의 ‘천만 영화’ 현상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제작, 배급 상영을 장악한 대기업 영화의 독과점 흥행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대중영화를 통한 카타르시스의 경험이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저자 역시 대중영화가 대중의 무의식을 왜곡된 방식으로 연결하여 복잡한 현실을 외면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그런 역할을 해 왔음을 지적한다. 다만 할리우드의 SF 영화들은 현란한 기술 변화의 시대에 개인들에게 잠재된 역량을 끌어올려 소원 성취의 꿈을 시뮬레이션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천만 영화’들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2000년대 한국 시장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외국 영화들의 대부분이 SF-판타지물이다. 3부에서는 이 책의 공저자가 앞에서 논의된, 대중의 철학적 성찰의 항로로 기능해 온 ‘천만 영화’를 실제로 분석하고 있다. 이론적 논의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3부의 내용이 친숙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1,2부와 다소 이질감은 있지만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이 책을 더욱 다성적(polyphonic)으로 만든다. 돌이켜보면 심광현 선생의 연구 궤적은 일관되게 문화혁신을 통한 사회변화라는 주제에 수렴되어 있었다. 소장학자 시절 진보적 문화이론의 토대를 세우는 작업과 함께 문화산업과 정책에 대해서도 발언하던 선생은, 어느덧 노교수가 되었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며 문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서 한국인의 일상을 함께 하는 대중영화의 순기능을 이론적으로 설명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대중서이면서도 충분한 학술적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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