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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송진권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0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옥천

직업:시인

최근작
2022년 12월 <올해의 좋은 동시 2022>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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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천천히 오는 기쁨』은 뭐랄까. 꾸덕꾸덕 마른 고욤을 매단 고욤나무 가지 같은 것이다. 한 알 한 알 따서 입 안에 넣어 보면 달다고만 할 수 없는 깊고도 아련한 맛을 느낄 것이다. 그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가쟁이째 꺾어 온 이 열매들을 오래오래 맛보시라. 그가 초대한 이 잔치판에 기꺼이 와서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환영한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31일 출고 
밤새 쌓였던 눈이 녹아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구암 어린이 시인학교 친구들의 시를 읽습니다. 시 한 편 한 편이 모두 제 마음속에 들어와 맺힙니다. 왜 저는 그동안 이런 시를 못 썼을까요. 잘 쓰려는 욕심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자기의 마음을 구암 어린이 시인학교 친구들만큼 솔직하고 꾸밈없이 쓰면 이렇게 멋진 시들이 되는데 말이지요. 저를 반성하게 하는 아름다운 시집의 탄생을 축하드리며 놀라운 어린이 시인들의 출현을 함께 기뻐합니다.
3.
“높은 곳에 올라 보니 세상 사람들이 다/자기가 거느린 암탉처럼 멍청해 보인다”(「장닭공화국」, 시집 『자작나무 눈처럼』)고 1990년대의 풍경을 탁월하게 풍자한 종수 형의 시는 이제 이렇게 고즈넉하고 아늑한 길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나지막하고 어눌하게 말한다. 오늘은 생강나무까지만 가자고. 멸족 직전의 전업시인으로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들은 종수 형을 거쳐 이 시집 속에 마늘청처럼 배어나와 숙성되고 발효되어 되살아난다. 이는 “눈물은 늘 길바닥에 넘쳤으니/울보의 하늘은 길바닥이었던 셈이다”라고 말한 시(「삼룡이」)에도 나오지만 눈물 많은 남도에 종수 형의 뿌리가 있기 때문이고, 타고난 사람됨이 따스하고 인정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시집을 읽어 보면 “하나같이 몸과 마음에 어혈이 들어/속이 속이 아닌 것이어서/(…)/겨울 파도에 궁글린 곰치 살을/후루룩 넘기며/눈물 한 방울로 시작된 전생 같은 것”(「곰칫국」)을 절로 떠올리게 된다. 더운 김을 내는 곰칫국같이 늘 거기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을 것 같은 따스하고 순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세상에 상처받아 속이 속이 아닐 때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어 보자. 그리고 나직하게 말해 보자. 오늘은 생강나무까지만 가자고.
4.
“작고 까만 개미는/계속 계속 다시 출발해서/마침내/집으로 돌아오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김개미 시인의 「개미는,」이란 동시이다. 계속 계속 출발하는 김개미 시인의 분신들은 또 이렇게 새로운 말에 닿았다. “폭탄도 폭탄이고 나무도 폭탄이다”(「폭탄과 나무」)는 이 시집의 슬로건이다. 천천히 오래 터지는 폭탄 같은 김개미의 시들은 특유의 섬세한 보법과 유쾌한 블랙 유머로 가득하다. 이 책에 나오는 뱀, 좀비, 폭탄, 꼽등이, 유령들… 모두는 한 몸이면서도 한 몸이 아닌 여러 개의 부분들이며 김개미 시인의 분신들이다. 김개미 시인은 이미 아무것도 아니게 된 사람이거나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무엇이다. 내가 “울면 별들이 아름다워”(「내가 울면 별들이 아름다워져」)진다는 문장에 이르러 나는 김개미 시인이 또 다른 말의 대륙에 닿았음을 느낀다. “내가 찾아내지 못해서 더 빛나는 글자들은/아직도 흙 속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나는 아직도」). 흙 속에 숨어 있는 글자들을 찾아내는 놀이이면서도 내면을 발굴하는 도굴꾼이자 어디로 튀어갈지 모르는 공, 적소에서 상처를 핥는 짐승이자 제 몸에 문신을 새기는 자가 곧 김개미 시인이 아닐까. 김개미 시인의 시들은 이상한 놀이이면서 동시에 각각의 다른 의미와 다른 층위를 지닌다. 김개미 시인이 펼쳐놓은 다른 시간들과 사물들은 제멋대로이면서도 치밀하게 현재와 결합한다. 오롯이 당신만을 위해 차려진 일인분의 “일인용 인간”(「단독자」)을 음미하라. 김개미 시인의 영토에 온 것을 환영한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31일 출고 
『소란이 환하다』에 이르러 유희주 시인은 오롯이 날것의 언어를 꺼내놓는다. 슴슴한 나물로도 성찬이다. 수유리에서 매사추세츠까지 처절하게 살아내고 견디며 감싸 안은 날것의 시편들을 보며 유희주 시인의 넉넉한 품을 짐작한다.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보기가 쉽다. 이 책에는 밖에서 들여다본 안과 밖의 풍경들이 유희주 시인 특유의 직설적인 방식으로 펼쳐진다. 안팎의 삶들이 씨줄과 날줄로 들고난다. 주민등록 초본의 주소를 따라 유희주 시인이 살던 동네의 무수한 이름들과 골목을 따라가 보면 지난한 삶이었지만 눈물겹던 그때의 풍경들과 생활이 살뜰히도 촘촘하다. 자연인으로서 유희주는 거침없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를 감내하면서도 늘 생기 넘치며 씩씩하다. 무슨 인연이 그런지, 오랜 인연이었으나 단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지만 이렇게 또 한 소식을 듣는다. 유희주 시인이 천성으로 타고난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사랑과 눈물겨운 헌사가 소란처럼 환하다.
6.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벼랑을 덮으며 올라가는 붉은 꽃 내가 사는 옥천에는 5일, 10일로 끝나는 날마다 장이 선다. 5일장이다. 한가한 날이면 나는 장에 나가서 씨앗이며 모종도 좀 사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다가 구리무댁 안효숙이 전을 펼친 하나로마트 앞에 가서 샴푸나 스킨로션을 사기도 한다. 커피도 한 잔 얻어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나가는 행인들이나 장사꾼들 그리고 사람들이 보인다. 안효숙(진작 그와 나는 한 문학회에서 만나 안면을 트고 누님 동생하는 사이지만)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사람들을 보았구나. 이렇게 작고 옹색한 자리에서 사람들을 보았구나 싶다. 구리무댁은 바쁘다. 장날이라 나오신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충청도 특유의 느린 말투로 “이거 얼마여? 왜 이르케 비싸댜.” 하면 “아녀, 아부지. 이거 비싼 거 아녀. 백화점 가면 곱은 더 줘야 햐.” 하며 같이 느린 말투로 받으며 살갑게 웃는다. 구리무댁의 앞에는 책에 나오는 톱 영감님이 계시고 옆으로는 건어물전이 펼쳐지고 나물 파는 할머니들이나 콩나물장수 올뱅이장수 아주머니들이 주런히 늘어 서 있다. 우울할 때는 시장에 가보라는 말처럼 시골장은 특유의 생기에 넘친다. “엄니, 물 좋은 갈치 들여가유. 눈이 말똥말똥 햐”라거나 “일루 와 언니, 겁나 싸게 줄게”라고 호객하는 장사꾼들의 넉살에 슬몃 웃음이 나온다. 구리무댁이 장사에 바쁜 동안 나는 구리무댁의 뒷모습을 본다. 저렇게 여리고 부끄럼 많은 사람이 용케도 버티어냈구나 싶다. 구리무댁은 제대로 장사나 할까 싶게 목소리도 작고 호객행위도 잘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마다 제 피붙이나 되는 듯 살갑게 대한다. 그러니 자연 단골이 많은가보다. 얘기할 틈도 없을 만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원고를 읽어내려 가면서 어느 대목에서는 슬며시 쿡쿡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어느 대목에서는 너무 가슴이 먹먹해서 혼이 났다. 살아있는 글들이 굼실굼실 꿈틀거려서 부접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아니 신열을 앓았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 지도 모른다. 어느 책에서도 읽을 수 없는 생생함과 절실함이 배어나오는 글은 그 삶을 살아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아. 나는 사람이 무서워, 망할 놈의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사람을 사랑하여 상처가 많은 구리무댁은 그이들 모두를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톱 영감님, 마이콜 아저씨, 콩나물장수 아줌마, 인포리 할머니, 다슬기장사 현이 엄마, 심천 할머니, 이브모텔 미쓰 김, 떡장수 민이, 빈대떡 아줌마, 바나나 장수, 용화 새댁, 조선족 파 장수, 등등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함께 아파하며 그이들을 감싸 안으며 함께 웃고 운다. 이 책에 나오는 소금쟁이아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아래와 같은 시를 써 보기도 했던 것이다. 삶이란 이렇듯 어떤 기미의 부들부들 떨림이 아닐까. 부들부들* 아이고 워뜨캬…… 이년 또 왔네…… 아이고 이 지긋시런 년 또 왔어…… 나두 이제 사람같이 좀 살아볼랬더니 이년이 이렇게 사람을 못 살게 하네 응…… 이년 치다꺼리하다가 내 청춘이 폭삭 시들었다니께…… 나두 인제 이년 안 보고 사니 활인덕적하겄다 했더니 이년이 또 이러네…… 나두 인제부터 얼굴에 분도 바르고 눈썹두 그리고 잘 살아볼랬더니…… 그래두 이년이 뭐 아쉬운 게 남았다구 또 꾸역꾸역 기어나와…… 아이구…… 내가 못 살아 아줌니 내가 이러는 거 아녀 날 봐…… 이년이 그랴 지 에미 시집 못 가게 할려구…… 이년이 그랴…… 아줌니 나 눈썹 좀 그려줘봐…… 이 년 때매 내가 요모냥이여…… 내 손모가지 잡아채는 것 좀 봐…… 아이고 이 쥑일 년…… 워짜라구 자꾸 꾸역꾸역 기어 나오는 거여…… 누가 이쁘달깨미 자꾸 이러는 겨…… 평생 사람 애간장을 다 태우더니…… 너 같은 년 뒈졌어도 나 아무렇지도 않다 아무치도 않아…… 너 뒈졌단 소리 듣구두 내가 먹던 밥 한 그릇 다 꾸역꾸역 쳐 먹고 간 년이여 응…… 그런 년이 뭐가 아쉬워서 응…… 아이고 내가 미친년이여 미친년…… 먹구사는 게 뭐라구 그 어린 걸 혼자 집에다 떼 놓구 나갔으니…… 그 불한당거튼 놈들이…… 그래두 그렇지 요년…… 저만 살 것다구 혼자 뒈진 년…… 지 에미 혼자 두구 그려…… 나두 인제 훨훨 살아볼란다…… 이년아 너 거튼 년 아주 싹 잊어버리고 살아볼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내 손이…… 온몸이…… 아줌니…… 나 좀 어떻게…… 손이 손을 …… * 수필가 안효숙 님의 글 변용 제 새끼 입에 밥 넘어가는 것과 제 논에 물들어가는 것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보기 좋은 거라 한다. 그렇지만 먹고 산다는 거, 제 새끼 입에 삼시세끼 밥 떠 넣어준다는 거, 정말 끔찍한 일이다. 정작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맨 몸으로 세상에 내던져졌을 때의 그 막막함과 처참함이란 <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나 <울지마라, 너만 슬프냐>에서 안효숙이 절실히 얘기한 바 있지만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나고 몸서리가 처지고 이가 갈린다. 그런데 우리의 구리무댁 안효숙은 이 모든 것들을 이를 악물고 견뎌낸다. 울고 상처받으며 아파하면서도 버텨낸다. 눈물 묻은 바닐라 수제비를 먹고 아이들과 냉골인 방에서 김밥말이 놀이를 하면서도 보란 듯이 살아낸다. 자간에 축축하게 배인 눈물고인 웃음의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을 듯하다. 이 당당하고 의연하게 일어선 사람 앞에서 위로받는 건 차라리 우리들이 아닐는지도 모르겠다. 절벽이나 바위 그늘진 곳에서도 이끼들은 살아남는다. 구리무댁은 여기 바로 이 장바닥에서 초록 이끼로 업드려 흙을 끌어안듯이 사람들과 제 삶을 감싸 안았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절벽을 타고 올라가서 바위를 덮고 가늘고 작지만 붉게 꽃을 피워 올렸다. 이 책은 구리무댁이 바람찬 세상에 보내는 눈물겨운 사랑의 증표이다. 이 위대하고 절절한 사랑 앞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돌아오는 장날에는 나도 구리무를 사러 장에 가야겠다. 꿈꾸는 장꾼이 제 삶의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화장품을 바르고 조금 더 곱게 세상에 나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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