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훌륭한 인물은 세상에 없어요"
인터뷰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다. 대체로 누구를 만났는지가 이목을 끌지만,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차례로 만나며 인터뷰를 이어간다면, 인터뷰를 이끌어 가는 이가 누구인지, 정확히 말하면 그가 어떤 시선으로 만날 사람을 정하고, 어떤 태도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의 어떤 부분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전하는지 살펴보게 된다. 연속하여 진행된 인터뷰, 책으로 묶인 인터뷰를 따로 읽는 까닭이겠다.
이진순은 '이진순의 열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년 동안 122명의 사람을 만났고, 일간지 두 면을 꽉 채우는 장문의 인터뷰를 꾸준히 전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열두 명의 이야기만 담았지만, "좌절의 상흔과 일상의 너절함 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낙관과 사람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던 모두 그리고 인터뷰어의 모습이 한데 겹쳐, 완벽하지 않지만 '반짝' 하며 빛나는 각자의 한방, 즉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순간"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그는 세상을 밝히는 건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멸등처럼 잠깐씩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짧고 단속적인 반짝임"이라는 믿음을 전한다. 다른 이의 삶에 나를 비교하거나, 다른 이의 삶을 희망하는 데에서 한 걸음 물러나, 각자의 반짝임이 무엇을 뜻하고 어디로 향하는지 돌아보며, 각자의 삶이 서로의 삶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찾을 기회를 함께 전하는 이야기다.
- 인문 MD 박태근 (201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