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모두의 그림책 10권. 어느 길가 나무 밑에 뼈다귀와 함께 버려진 강아지의 이야기다. 계절이 몇 번 변해도 강아지는 그 자리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린다. 윤기 나게 반짝이던 하얀 털이 온갖 먼지와 매연에 숯검정이 될 때까지, 그리고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다.
추운 어느 겨울 날, 이제는 ‘검은 강아지’가 되어 버린 강아지는 우연히 자신을 똑 닮은 친구를 발견한다. 주인이 찾으러 올 때까지 같이 놀기로 한 두 강아지는 아끼는 간식도 나누고 방귀도 같이 뀌고 낮잠도 함께 자며 서로에게 폭 의지한다.
한 번 떠나 버린 주인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 주인’을 떠올리며 또 다른 자신을 소환하면서까지 사무치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견디어야 했을 검은 강아지의 마지막은 참으로 구슬프고도 의연하다. 쉽게 취하고 쉽게 버리는 우리에게 고요하지만 묵직한 여운을 안겨 준다.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살아왔지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니 상상력의 크기가 산만 하단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젠 그 상상력을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누며 늙어 가고 싶답니다.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과 동시집 《똥시집》을 쓰고 그렸습니다. 《담배 피우는 엄마》와 ‘숭민이의 일기’ 시리즈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강원도 묵호에서 그림책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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