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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상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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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현대성을 관통하고 있는 장정일式 사유의 힘. 그가 말하면 다르다.

장정일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그는 '알고 싶어서' 읽고, '입장을 갖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다. 성공하기 위해 혹은 보여주기 위해 하는 공부는 처음부터 그와 거리가 멀다.

이 책은 그 '공부'의 기록이다. 네오콘, 욕망, 개혁과 혁명 등의 화두를 두고 그와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읽어 내려가는 독서의 힘을 보여준다. 하나의 화두를 풀기 위해 수십, 수백 권의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간다. 바로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장정일의 공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장정일이 그려놓은 인문학의 새로운 독도법을 배우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을 읽으며 더 읽고 싶어지는 책들의 목록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족하다. 장정일의 인문학 독도법은 ‘공부의 기쁨’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 중립을 중용이라 여기는 착각

수상 :1987년 김수영문학상,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신악서총람> … 총 91종 (모두보기)
소개 :1962년 경북 달성에서 태어났다.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여러 장르의 글을 써왔다.

장정일 (지은이)의 말
우리는 어려부터터 부모에게, 자라서는 학교의 선생님으로부터 '항상 중용을 취해라'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마라'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배우고 그렇게 살도록 다짐받는다. 하지만 그 잘난 중용이나 균형이란 것을 잘못 취하다 보면, '한쪽으로 치우지지 마라'고 주의받던, 바로 그 극단에 가 있는 수가 있다.

10의 중간은 5의 언저리일 것이지만 100의 중간은 50의 언저리이며, 1000의 중간은 500의 언저리다. 이런 식으로 중용을 추구하다보면, 어느 사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보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위치에 서 있게 된다. 존경받던 어른들이 어쩌다 우리의 실망을 사는 경우는 바로 그 사안에서 '기계적 중립'을 취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중용이 미덕인 우리 사회의 요구와 압력을 나 역시 오랫동안 내면화해왔다. 이 말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번 생각해보라. 모난 사람, 기설을 주장하는 사람, 극단으로 기피하는 인물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언제나 '중용의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내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때문도 맞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드러나지 않을 뿐 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진다.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중용의 본래는 칼날 위에 서는 것이라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사유와 고민의 산물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것을 뜻할 뿐이다. 그러니 그 중용에는 아무런 사유도 고민도 없다. 허위의식이고 대중 기만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무지의 중용을 빙자한 지긋지긋한 '양비론의 천사'들이 너무 많다.

(중략)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내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극단으로 가기 위해, 확실하게 편들기 위해, 진짜 중용을 찾기 위해!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다. 이 책에 실린 글들과 선택된 주제들은 2002년 대선 이후로, 한국 사회가 내게 불러일으킨 궁금증을 해소해 보고자 했던 작은 결과물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부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하나의 시안에 불과하고,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감히 <장정일의 공부>라는 제목으로 내놓는 것은, 원래 공부란 '내가 조금 하고' 그 다음에는 '당신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 하면 당신이 할 게 뭐 남아 있겠는가? 그래야 당신이 '조금하다' 지치면 내가 이어서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어줄 젊은 독자들이, 내가 이 책에서 다룬 주제와 내용을 보고 나서 '여기서부터는 내가 더 해봐야지' 하고 발심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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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돈 버는 경제학>,<월요일의 그녀에게>,<스카페타>등 총 27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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