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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야탑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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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6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박혜상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이질적이고 고립된 이들이 상호 조화를 이루며 구축해내는 특유의 부조리한 균형은 철저한 현실을 담아내면서도 삶의 체제를 고발하는 데 머무르지 않으며, 보다 근원적인 지점을 탐색하려 애쓴다.

소설 속 고독한 타인 ‘Y’들은 작가의 탐색을 보좌하며 자신을 몰아낸 세상의 바깥으로 끊임없이 방황한다. 도피가 아니며 세상에 대한 순응은 더더욱 아닌 이 방랑은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사회에 맞서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미지의 세계의 가능성을 ‘쓰기’로서 긍정하면서, 사회에서 내쳐진 ‘무쓸모 인생’들은 ‘당신’과의 만남에, 기묘한 연대에 이르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가 내린 곳』에는 작품을 완성하는 데 실패하고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작가들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 소설집에서 쓴다는 것은, ‘고독도 전시’한다는 말에 숨어 있는 의미처럼 나를 보아달라는 뜻인 동시에 그를 넘어 본능적으로 존재를 증명하려는 외침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씀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는 그들이 쓰지 못한 채 어딘가/누군가를 향해 떠나는 이유는 영영 단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당신’을 가르는 한계의 지점으로 나아가 만나기 위해서일 것이다.

박혜상의 소설이 지극히 어두운 현실을 전하면서도 빛을 잃지 않는 까닭은, 앞에 놓인 미지의 세계의 가능성을 ‘쓰기’로서 긍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Y의 바깥
양치기 숲
사랑의 생활
그가 내린 곳
그 사람의 죽음과 무관한 알리바이
낮달과 낙타
손가락을 세워라
봄눈
해설 너머에 이르는 불가능한 걸음_ 김태선
작가의 말

수상 :2006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
최근작 :<그가 내린 곳>,<쓰다 참, 사랑>,<사막에서 온 여자>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새들이 서 있다』가 있다.

박혜상 (지은이)의 말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첫 문장을 여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한번 열린 문장들은 막힘없이 술술 써졌다.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 지척의 광장에서 울려오는 함성 소리에 아랑곳없이 혼자 사무실에 남아 소설을 썼던 시절이었다.

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나서는 접하는 모든 것이 소설감으로 보였다. 흔히들 말하는 ‘그분이 오신 날’이 종종 찾아와, 그런 날은 밤새워 소설 한 편을 뚝딱 써내곤 했다. 원고 청탁이 없어도 제법 성실하게 소설을 썼다. 그 시절에는 소설가를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 올리는 연출가라고 생각했다.
첫 소설집을 냈을 때, 소설이 너무 쉽게 잘 읽히는 거 아닌가,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읽은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내 소설이 어렵다니, 참 이해가 안 되는군. 지인들을 만나면 나는 그런 말을 하곤 했다. 그러면 그들은 내 소설이 쉽지는 않다고 했다.
드문드문 소설을 발표하고 언제부턴가 나는 소설을 완성하지 못했다. 어떤 것은 내 스스로 ‘중지’라는 판결을 내렸고, 어떤 것은 첫 단락을 넘기지 못했으며, 또 다른 것은 분량은 넘치는데 하나로 꿰지 못했다. 소설을 쓰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태에 나는 몹시 당황했다. 여러 이유들을 생각해보았다.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야. 눈치를 보고 있는 거지. 이제야 소설이 뭔지 알게 된 거야 등등 자타가 내리는 흔한 위로 같은 결론을 곱씹는 동안 세월은 어김없이 지나갔다.

두번째 소설집이 나왔다. 겨우, 간신히, 다행히,라는 수식을 붙여야 마땅할 소설집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 이건 첫 소설집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데……라고 분에 넘치는 걱정을 한다. 누구든 책을 내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하지만, 정작 작가가 책을 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실이라는 말에 손이 멈춘다. 어쩌면 삭제 키를 눌러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나는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이 소설집에 대한 변명이, 우리는 어떻게든 연루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고백하건대, 이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다면 그나마 덜 부끄러울 것 같다.
소설집을 내주신 문지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중지한 원고를 꺼내보아야겠다.

2017년 2월
박혜상

문학과지성사   
최근작 :<개구리 남자>,<우리, 함께 걸을까?>,<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등 총 1,920종
대표분야 :한국시 1위 (브랜드 지수 1,815,537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6위 (브랜드 지수 969,097점), 철학 일반 10위 (브랜드 지수 80,631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