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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구월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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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 48권. 20세기 프랑스 아방가르드 예술을 이끈 장 꼭또의 <앙팡 떼리블>. 장 꼭또는 50여년에 걸쳐 시와 소설뿐 아니라 평론, 연극, 영화, 미술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고도 방대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소설 <앙팡 떼리블>은 상식적인 도덕관념과 기성세대의 질서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10대의 두 남매를 둘러싼 짧고 강렬한 이야기이자 소설로 쓴 시이며, 장 꼭또의 예술관을 집약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성애, 근친상간, 마약, 권총자살 등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내용을 담으면서도, 그것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관점을 미학화하며 절대적 순수의 세계를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작품 이후, '앙팡 떼리블'은 젊지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이, 즉 '무서운 신예'를 뜻하는 관용구로 널리 자리 잡게 되었다. 장 꼭또의 작품들은 이상, 김기림, 박인환 등 1930~40년대 한국 모더니즘 작가들에게도 사랑받으며 국내에 일찌감치 소개되기 시작했고, 고다르, 알모도바르 등의 유럽 영화감독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장 꼭또의 작품들은 지금도 전세계 많은 예술가들의 손에 음악, 영상, 오페라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번 불문학자 심재중의 번역은 기존 한국어판들의 오류들을 바로잡고, 장 꼭또의 심미적 문체를 살려보려는 시도다. 1부 : 장 꼭또의 작품이 남기는 여운은 행복에 가깝다. 물론 고통을 배제한다는 의미의 행복은 아니며, 그의 작품 안에서는 무엇도 거부되거나 분노의 대상이 되거나 후회되지 않는다. : 장 꼭또에게 훌륭한 시는 한줄 한줄 떠오르는 태양이었고, 모든 일몰은 천국의 초석이었다. : 장 꼭또는 명공(名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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