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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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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232권. 인간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사유하는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시 세계로 주목받은 신예 시인 김준현의 첫 시집. 시집 <흰 글씨로 쓰는 것>에는 '인간적인 것'을 밀어 내려는 척력이 흐른다.
김준현은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뿌리 깊게 고정되어 있던 언어, 종교, 사랑이라는 가치들을 흔들고 의심한다. 그는 쓰였지만 보이지 않는 흰 글씨로, 합의되고 분류된 존재에 대해 '있지만 정말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시를 써 나간다. 인간성에 가 닿기 위해 인간으로부터 가장 먼 곳의 감각을 불러 온다는 점에서 김준현의 시 쓰기는 산책이 아닌 순례에 가깝다. : 김준현은 검다/희다, 글씨/종이의 대립 쌍으로 비공동체적 ‘둘’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는 마치 건축가처럼, 바둑 기사처럼, 혹은 인공 기계 장치처럼 미학적(인공적) 자기 세계를 만든다. 최근 이러한 감각을 보여 주는 시인을 본 적이 없다. (……) 김준현의 시는 소위 인간적인 것, 휴머니즘적인 가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인간적 감정, 인간적 감각, 인간적 시선, 인간의 윤리, 인간의 제도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희박하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공감을 최대한 배제한다. 김준현 특유의 비-인간적 능력은 그의 특이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는 결정적 미덕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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