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이 책은 지난 15년간 한국염 대표님과 활동가, 이주 여성이 겪어낸 치열한 생존의 기록이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이주 여성들이 한국의 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구성하는 발화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 온 이주 여성들은 한국의 가부장적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와 경제제일주의 가치가 채 변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에 유입되었고, 그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한국 인권운동에서 사유되지 못한 젠더, 인종, 계급이라는 삼중의 억압체제하에서 인권은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지를 질문하고 있다. 이주 여성과 함께 거리에 나가서 싸우고, 토론하고, 추모식을 치룬 한국염 대표님은 이 책에서 이주 여성의 인권 문제는 제도적·법적 조치뿐 아니라 공감·애도·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임을 알려준다. 이주 여성의 고통의 언어를 들을 수 있고 ‘사건’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공정한 중재자가 되는 것이 인권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이자스민 (국회의원) : 이 책을 다 본 후 저에게는 딱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이주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에는 ‘사람’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주 여성을 이주 여성으로 구분해서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냥 내 주변에 있는 가족, 이웃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염 대표님은 15년 전에 이주 여성에 대한 정책이 미비하여 선주민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차별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이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제도를 만들어가고 수정하고 재판을 받았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그뿐 아니라 정책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의 미비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주 여성 정책의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