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2월 31일 소련 해체 후 독립국가가 된 러시아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급진적인 사유화, 자유화를 추진했지만 치솟는 인플레와 전환침체를 겪어야 했다. 이후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1999년부터 경제가 회복되었으나 세계 최고의 불평등 국가라는 오명과 함께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나아가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하고 특정집단의 이익이 우선시됨에 따라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체제가 형성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은 단순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가피한 문제가 아니다.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로 정치적 선택의 결과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가 지적한 것처럼 부의 분배사는 항상 정치적인 역사였고 단순히 경제적 메커니즘으로 요약될 수 없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도 저성장과 불평등은 정치적 선택, 즉 부자에게 세금을 우대할지 아니면 일반적인 교육을 위해 돈을 쓸지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러시아의 불평등 정도를 추정하고 재분배가 시장의 불평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재분배를 분석한다. 나아가 이러한 재분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경제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조망한다. 로드맵 없이 진행되어 성공적으로 이행되지 못한 개혁과정과 연방주의, 올리가르히 등장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저자의 체계적인 설명과 분석을 통해 현재 러시아의 민주주의 지표와 불평등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