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브레인퓨전(Brain Fusion) 연구사업에 “인공물은 진화하는가”라는 주제로 아홉 명의 교수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질문을 공유하고, 지식을 나누고, 서로 다른 관점을 살펴보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이들은 모두 질문은 답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한 질문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더 많은 질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깨달았기에, 이 책에도 열린 해답, 혹은 새로운 질문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생물 진화 이론을 인공물 진화에 도입할 순 없을까? 그래서 인공물의 진화에서 몇 가지 특정한 패턴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이러한 패턴을 현대의 기술혁신에도 적용하면 그 미래까지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질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연구는 생물학에서부터 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융합적 연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인공물의 진화를 생물학적, 기능적, 컴퓨터공학적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각각 장대익, 김홍기, 문병로 교수가 참여하였고, 천종식 교수는 생물진화에서 개발되어온 진화계통도 작성 논리를 인공물 진화를 분석하는 데 도입하고자 하였다.
한편 윤주현, 홍유석, 온병원, 주시형 교수 등은 인공물 진화의 내부적 논리가 아니라 외부적으로 표출된 인공물의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물 진화의 패턴을 알아내고자 하였다. 이정동 교수는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주체를 설정하고, 인공물 진화 패턴을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최근작 :<인공물의 진화>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인공지능)와 박사학위(인공지능과 인지과학)를 받았다. 조지아대학교 인공지능센터의 펠로우와 단국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조교수 및 부교수를 거쳐 2017년 현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과경영정보학교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에서 의료정보학협동과정, 인지과학협동과정, 컴퓨터공학부, 인문대학 기록학 전공,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겸무교수로도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온톨로지공학, 기계학습, 의생명정보학이며, 컴퓨터공학, 의학, 치의학, 생물학, 인지과학, 경영학, 법학,...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인공지능)와 박사학위(인공지능과 인지과학)를 받았다. 조지아대학교 인공지능센터의 펠로우와 단국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조교수 및 부교수를 거쳐 2017년 현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과경영정보학교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에서 의료정보학협동과정, 인지과학협동과정, 컴퓨터공학부, 인문대학 기록학 전공,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겸무교수로도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온톨로지공학, 기계학습, 의생명정보학이며, 컴퓨터공학, 의학, 치의학, 생물학, 인지과학, 경영학, 법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하였다. 의생명지식공학연구실(Biomedical Knowledge Engineering Laboratory; BiKE)을 운영하며, 매우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연구원들과 함께 데이터 중심의 융합과학(Data Intensive Converging Science)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최근작 :<인공물의 진화> 소개 :KAIST 산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기술정책)를 받았다. 2011년부터 전남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허 인용 정보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통해 기술의 진화와 기업 간의 기술추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최근작 :<테크 스타트업 챔피언> ,<인공물의 진화>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장으로 최초의 산업공학과 출신 학장이다. 대우그룹에서 일하다 학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으로 융복합 시대에 공과대학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산학연 협력의 새로운 생태계를 지향하며 4자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공학교육을 고민하고 있다. 테크 스타트업 창업 라이프사이클의 총체적 지원을 위한 각종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작 :<쉽게 배우는 알고리즘> ,<쉽게 배우는 자료구조 with 파이썬> ,<쉽게 배우는 자료구조 with 자바> … 총 22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KAIST 전산학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LG전자 중앙연구소 연구원,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UCLA VLSI CADLab 박사 후 연구원, LG반도체 책임연구원을 거쳤다. 문제 해결 분야와 유전 알고리즘의 이론 및 응용을 연구하는 ‘최적화 및 금융공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 관심사는 어려운 문제들의 속성과 문제들이 이루는 공간의 특성, 알고리즘의 설계·분석, 알고리즘의 기업적 응용, 유전 알고리즘과 생태계·경제·사회·개인의 사고 체계 등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진화적·창발적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 등이다. 최적화 알고리즘을 주식 투자에 적용하는 ㈜옵투스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중앙일보 등의 매체를 통한 100여 편의 정기·비정기 칼럼과 대중·기업·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300여 회의 강연을 통해 알고리즘, 인공지능, 수리적 투자에 관한 기술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 서울공대 우수 강의상, 신양공학학술상 등을 수상하였고, 서울공대 불후의 명강 시리즈 1호로 선정되었다.
우리 주변의 인공물, 예를 들어 컴퓨터, 자동차, 휴대폰 등의 탄생과 번성과 소멸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 하나하나가 마치 생물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생물 진화 이론을 인공물 진화에 도입할 순 없을까? 그래서 인공물의 진화에서 몇 가지 특정한 패턴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이러한 패턴을 현대의 기술혁신에도 적용하면 그 미래까지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하여 지식을 나누고, 서로 다른 관점을 살펴보면서 만들어 낸 융합연구 결과물이다.
인공물은 과연 진화하는가?
인공물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천 년 전 유물을 언급할 것도 없이 1년 전에 유행하던 휴대폰을 지금 쳐다보면 아주 낯설다. 인공물도 마치 생물의 종처럼 발생하고 번성하다가 어느 때인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다행히 오래 살아남거나, 틈새를 차지하거나, 이종교배로 새로운 인공물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생물 진화 이론을 인공물 진화에 도입할 순 없을까? 그래서 인공물의 진화에서 몇 가지 특정한 패턴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이러한 패턴을 현대의 기술혁신에도 적용하면 그 미래까지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질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연구는 생물학에서부터 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융합적 연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인공물의 진화를 생물학적, 기능적, 컴퓨터공학적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각각 장대익, 김홍기, 문병로 교수가 참여하였고, 천종식 교수는 생물진화에서 개발되어온 진화계통도 작성 논리를 인공물 진화를 분석하는 데 도입하고자 하였다. 한편 윤주현, 홍유석, 온병원, 주시형 교수 등은 인공물 진화의 내부적 논리가 아니라 외부적으로 표출된 인공물의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물 진화의 패턴을 알아내고자 하였다. 이정동 교수는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주체를 설정하고, 인공물 진화 패턴을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이 책은 이렇게 분야가 다른 아홉 명의 교수팀들이 하나의 질문을 공유하고, 지식을 나누고, 서로 다른 관점을 살펴보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이들은 모두 질문은 답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한 질문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더 많은 질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깨달았기에, 이 책에도 열린 해답, 혹은 새로운 질문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서울대학교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브레인퓨전(Brain Fusion) 연구사업에 “인공물은 진화하는가”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하여 만들어 낸 융합연구 결과물이다.
제1장에서는 질문의 제기 과정과 연구팀 구성, 그리고 책이 나오기까지의 연구 진행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제2장(장대익)의 핵심질문은 인공물도 이른바 ‘진화’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것이다. 핵심적인 주장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공물 진화와 관련하여 기존에도 여러 갈래의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며, 여러 관점들이 일반진화론(general evolutionary theory)이라는 통합적 논리로 포괄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둘째, 인공물에 대해 일반진화론의 논리를 적용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정의되어야 할 부분이 ‘변이(variation)’ 메커니즘인데, 이를 위해서 ‘진화력(evolvability)’의 개념을 도입하여 인공물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셋째, 변이에 이은 선택 메커니즘과 관련해서는 적응적 생존 정도를 표현해야 하는데, 특별히 인공물에 대해서는 복제력, 적응력, 맥락성이라는 개념도구를 활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장대익 교수님의 연구는 우선 인공물도 생물과 같이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였다는 데 있다. 특히 생물 진화의 논리를 좀 더 일반화한 일반진화론을 소개하고, 인공물의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개념도구를 제공하여 뒤이은 연구들이 딛고 설 수 있는 논리적 발판을 마련하였다.
제3장(김홍기)의 핵심질문은 생물과 인공물이 진화한다고 할 때 공통점과 차이점을 개념적으로 비교하는 데 있다. 먼저 이 연구에서는 생물과 인공물의 정체성이 ‘기능(function) ’의 관점에서 파악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양자를 모두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볼 때 이 시스템의 작동을 ‘기능’의 시각으로 보면 생물과 인공물은 모두 은유적 의미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기능이란 것이 맥락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에서 맥락종속적(context-dependent)이고, 하위 기능들 간에 네트워크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모듈성과 창발성을 아울러 가진다고 설명한다. 진화의 논리와 관련해서는 인공물의 기능적 진화가 맥락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실증적으로 볼 때 맥락의 변화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진화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도 이야기한다. 제3장의 연구는 앞서 제2장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인공물 진화의 개념적 기초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진화의 대상이자 주체가 유전자가 아니라 ‘기능’이라고 주장한 점에서 새로운 해석의 단초를 제공한다.
제4장(윤주현)의 연구에서 핵심질문은 DEPST[D(Design) + E(Economics) + P(Politics) + S(Society) + T(Technology)]로 약칭 표현되는 트렌드 분석기법이 인공물의 진화 패턴을 보여 주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의 결과, 인공물 진화를 추동하는 맥락의 변화는 DEPST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DEPST의 관점을 트렌드 분석기법에 반영하여 인공물 진화 패턴을 정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보고 휴대폰의 변화과정에 대해 위의 DEPST의 트렌드 분석방법을 적용한 결과, 직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휴대폰 진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제2장과 3장에서 이론적으로 언급되었던 ‘맥락성’을 가장 포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실증적 수단으로서 DEPST의 트렌드 기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제5장(천종식)의 연구는 정통 생물정보학에 근거하여 생물학에 활용되어 오던 계통도 작성 방법을 인공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첫째, 생물학적 진화와 인공물의 변천 양상에는 돌연변이 및 재조합이라는 관점에서 변이 발생상의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아 생물학에서 사용하는 계통분석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둘째, 인공물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겉으로 드러난 표현형만을 근거로 클러스터링 기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한정하면, 이른바 인공물의 진화계통도를 그려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셋째, 국내에 유통된 휴대폰을 대상으로 계통도를 시험적으로 그려 본 결과, 일반인이 가진 직관과 부합하는 계통도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인공물에서 잘 관찰되는 표현형, 즉 겉보기 제품 특성들만으로 인공물의 계통도를 그려 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유전되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인공물에 대해 조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생물정보학에서 정립된 방법론들이 잘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제6장(주시형)의 연구는 인공물의 핵심에 지식단위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 지식단위를 유전자로 간주하여 그 변천과정을 분석하여 인공물 진화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을지를 핵심질문으로 한다. 연구의 결과 첫째, 개념적으로 지식은 인공물을 구성하는 유전자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었다. 둘째, 불완전하나마 특허를 통해 지식이 표현된다고 하고, 이 특허들 간의 인용정보를 바탕으로 주경로 분석을 하여 지식의 시간적 변화, 즉 동적 연계도를 작성할 수 있었다. 셋째, 이러한 주경로 분석 기법을 광원(light) 분야의 기술에 대해 실증적으로 적용한 결과, 지식의 주된 전수경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인공물에 대해 흔히 겉보기 표현형에 대해서만 주목하기 쉬운데, 이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이면에 있는 지식의 구조에 대해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제7장(홍유석)의 연구는 공학적인 신제품개발이론의 틀에서 인공물의 특성을 겉보기 특성을 넘어서서 메타 수준에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를 묻는 데 핵심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아키텍처라는 개념을 적극 활용해서 겉보기 특성 이면에 있는 인공물의 아키텍처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결과 첫째, 인공물을 형성하는 기본 뼈대로서 아키텍처라는 개념이 훌륭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둘째, 최근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스마트 제품을 대상으로 해서 본다면, 스마트 특성(사용성, 연결성, 맞춤성, 지능성)과 제품요소(인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로 형성된 스마트 제품 아키텍처(SPA) 틀을 활용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셋째, 실증적으로 스마트자동차에 대해 적용해 본 결과, 이 제품의 아키텍처를 잘 파악할 수 있었고, 일정 정도 미래 변화방향도 읽어 낼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인공물에서 유전자가 될 만한 또 다른 대안으로서 아키텍처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앞 장의 연구들에서 기능이나 맥락 등의 개념들이 제시되었는데, 아키텍처도 향후 대안적으로 충실히 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제8장(온병원)의 연구 초점은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서 인공물에 대한 각종 평가정보들을 바탕으로 인공물들 간의 계통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지를 고찰하는 데 있다. 특히 최근 보편화된 SNS상의 각종 정보를 충실히 활용하는 전략을 취했다는 점에서 인공물 진화에 대한 실증분석에서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 겉보기 품질 특성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와 평가가 종합된 후기 정보에 근거하여 계통도를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후기 정보에 제시된 내용을 근거로 텍스트 마이닝 방법을 적용했을 때 동적으로 연계된 계통도를 그릴 수 있었다. 셋째, 휴대폰에 대해 실증적으로 적용한 결과 직관과 부합하는 분석결과가 제시됨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휴대폰에서도 돌연변이 등 생물에서와 유사한 정형화된 사실들이 관찰됨을 보여 주었다. 이 연구는 빅데이터 혹은 텍스트 마이닝 기법의 도입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특히 정태적인 분류도가 아니라 동적으로 변화하는 관계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후속 연구의 좋은 디딤돌이 되리라고 본다.
제9장(이정동)의 연구는 인공물의 유전자는 인공물을 만들어 낸 생산자(기업)의 행동규칙, 즉 루틴이라고 가정한다. 이에 근거해서 여러 루틴을 가진 기업들이 다양한 인공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시뮬레이션 모형을 통해 가상적으로 보여 주고자 하였다. 연구의 결과, 기업의 루틴이 유전자로서 인공물에 투사된다고 가정하고, 모방과 창조에 관한 기업의 루틴과 소비자의 선택 루틴을 알 때 인공물의 출현, 유전확산, 소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간단한 시뮬레이션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직관과 부합하는 진화 패턴을 재생하였다. 이 연구는 인공물 진화의 핵심이슈인 유전자의 문제를 인공물이 아니라 기업 및 소비자의 행동규칙에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또 다른 논의의 틀을 제시하였다.
제10장(문병로)은 본격적인 연구라기보다 시론적 문제제기 차원의 논지를 제시하였다. 즉, 인공물이 문제공간상의 하나의 결절점 혹은 끌개로서 간주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이 끌개를 찾아가는 과정, 즉 어떤 목적을 충족하는 인공물을 만든다는 것은 기존의 문제공간상에서 끌개를 비껴나가면서 새로운 끌개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간주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문제를 정의하는 공간의 차원이 커지면 이 탐색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직관적인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기술 진화의 일반적인 논리라고 할 수 있는 다양성, 선택, 새로움의 가미라는 개념이 소프트웨어 이론인 유전 알고리즘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역시 시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향후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발달되어 온 유전 알고리즘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인공물 진화 논리의 개념적 표현이나 실증적 분석에서 새로운 분석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