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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덕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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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47권. 10년 이상 롱런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원작 소설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근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지킬-하이드'라는 인물 혹은 개념은 작가 루이스 캐롤 오츠의 말을 빌리자면 하나의 신화적 존재로,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 사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들조차 알고 있는 존재"가 되어 있다.
2중 인격/생활을 소재로 한 많은 소설들, 앨프리드 히치콕의 [사이코] 같은 영화들, [헐크] 등의 코믹스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 같은 대중성 혹은 친근함은, 그러나 같은 글에서 오츠가 소리 높여 강조하고 있듯이 소설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저평가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중편 분량의 짧은 소설임에도 독자들의 뇌리에 커다란 인상을 남기는 강렬한 서사는 아서 코넌 도일, 마크 트웨인 등 당대 걸출한 이야기꾼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프로이트를 수십 년 앞서 자아와 본능의 분열, 문명과 본성의 불화를 그려낸 현대성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조이스 캐롤 오츠 등 후대 작가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문 이야기 7 : 부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일종의 추리물, 탐정물, 아니면 영화라는 기존 관념을 완전히 버려라. 잊어라, 지워버려라. : 스티븐슨은 후일 프로이트가 《문명과 불만》에서 서글프게 그려낸 자아와 본능의 분열, 문명과 본성의 불화를 날카롭게 예견했다. : 나는 모래시계, 지도, 18세기 타이포그래피, 커피의 맛, 그리고 스티븐슨의 문장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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