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는 2010년에 젊은작가상을 제정하여 등단 십 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단행본으로 출간해왔다. 우리 시대의 문학 독자들이 동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신선한 성취들과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하는 '젊은작가상'의 2017년 제8회 수상자는 임현, 최은미, 김금희, 백수린, 강화길, 최은영, 천희란이다.
임현의 '고두(叩頭)'는 모든 이타적인 행동에는 이기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는 비틀린 윤리의식을 가진 윤리 교사의 육성을 통해, 한 인간의 자기기만이 얼마나 지독한 수준에 이를 수 있는가를 역으로 드러내 보인다. "집요함으로 마치 소설의 육체를 쌓듯" 성실하게 써온 줄만 알았던 임현에게서 "노련함까지 발견"했다(소설가 하성란)는 평을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임현 · 고두(叩頭)
최은미 · 눈으로 만든 사람
김금희 · 문상
백수린 · 고요한 사건
강화길 · 호수―다른 사람
최은영 · 그 여름
천희란 ·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첫문장
오랫동안 전파상을 운영했던 내 아버지는 다리를 절었단다.
남진우 (시인, 문학평론가) : 어떻게든 자신을 옹호하려고 하는 서술자의 집요한 노력은 그가 얼마나 이율배반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위선적인 존재인지를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사과와 용서의 진정성이라는, 우리 시대의 주요한 화두이기도 한 문제를 다시금 곱씹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는 작품이다. - 임현, 「고두(叩頭)」
권희철 (문학평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교수) : 징그러운 소설이다. 순수하거나 아름답거나 때로 신성한 것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삶은 그 자체가 어쩔 수 없는 불순물 덩어리여서, 불순한 삶에 붙들린 채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이 징그러운 것이다. -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남진우 (시인, 문학평론가) : 눈 내리는 장면을 포함해서 여러 곳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간직한 작품이었다. 삶을 소리없이 마모시키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우수 어린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 백수린, 「고요한 사건」
김인숙 (소설가) : 익숙한 공포다. 너무나 익숙해서 바로 내 곁의 것 같은, 숨막히는 느낌이었다. 주인공의 공포가 아니라 아마도 나의 공포여서였을 것이다. -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
권희철 (문학평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교수)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삶의 색채를 바꿔버리는 기미들의 무성함. 그 무성함을 이루는 결들을 감촉할 때의 기쁨과 슬픔, 감격과 냉담이 이 작품에 들어 있다. - 최은영, 「그 여름」
김연수 (소설가) : 성소수자 문제가 전면에 부각된 단편이다. 뜨거운 이슈라면 그것을 담아 전달할 그릇에 특별히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 다른 단편보다 특히 이 단편에서 그런 숙고의 과정이 보였다. - 천희란,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수상 :2021년 한국일보문학상, 2021년 현대문학상, 2018년 대산문학상 최근작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마주> ,<홈 스위트 홈> … 총 46종 (모두보기) 소개 :2008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눈으로 만든 사람』, 중편소설 『어제는 봄』,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2017년 현대문학상, 2016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5년 신동엽문학상,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방황하는 소설> ,<[큰글자도서] 크리스마스 타일> ,<식물적 낙관> … 총 68종 (모두보기) 인터뷰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인터뷰 - 2018.07.06 소개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장편 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연작 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2020년 한국일보문학상, 2019년 현대문학상, 2018년 문지문학상,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최근작 :<폴링 인 폴>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눈부신 안부> … 총 88종 (모두보기) 소개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2021년 대산문학상, 2018년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17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6년 허균문학작가상 최근작 :<푸른색 루비콘> ,<방황하는 소설> ,<밝은 밤 (특별 한정 에디션)> … 총 71종 (모두보기) 인터뷰 :마음의 자리, 소설의 자리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인터뷰 - 2018.07.04 소개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음.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
수상 :2021년 백신애문학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8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년 한겨레문학상 최근작 :<풀업> ,<안진 : 세 번의 봄> ,<영원히 알거나 무엇도 믿을 수 없게 된다> … 총 53종 (모두보기) 소개 :2012년 『경향신문』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안진 : 세 번의 봄』, 중편소설 『다정한 유전』, 장편소설 『다른 사람』 『대불호텔의 유령』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젊은작가상〉 〈백신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동네
최근작 :<양의 사수 4> ,<양의 사수 3> ,<사랑 사건 오류> 등 총 4,273종
대표분야 :일본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449,467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위 (브랜드 지수 4,244,890점), 에세이 1위 (브랜드 지수 2,150,842점)
수상작
대상 임현 · 고두(叩頭)
최은미 · 눈으로 만든 사람
김금희 · 문상
백수린 · 고요한 사건
강화길 · 호수―다른 사람
최은영 · 그 여름
천희란 ·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심사위원 권희철 김연수 김인숙 남진우 하성란
선고위원 노태훈 이은지 이재경 신샛별 황현경
“고독하고 치열하게 쓰인 젊은 소설이 선사하는
낯섦보다 큰 즐거움!”
등단 10년 이내의 젊은 작가가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작품에 수여하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매해 일곱 편의 수상작과 젊은 평론가의 해설을 엮어 출간해온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한국문학의 정체(停滯)를 한순간도 용납하지 않고 갱신을 반복하는 젊은 작가들의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는 임현 최은미 김금희 백수린 강화길 최은영 천희란의 빼어난 소설들이 수록되었다. 이제, 이 일곱 명의 젊은 작가가 보여준 차갑고 고독한 글쓰기에 뜨겁고 풍요로운 읽기로써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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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의 「고두(叩頭)」는 모든 이타적인 행동에는 이기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는 비틀린 윤리의식을 가진 윤리 교사의 육성을 통해, 한 인간의 자기기만이 얼마나 지독한 수준에 이를 수 있는가를 역으로 드러내 보인다. “집요함으로 마치 소설의 육체를 쌓듯” 성실하게 써온 줄만 알았던 임현에게서 “노련함까지 발견”했다(소설가 하성란)는 평을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최은미의 「눈으로 만든 사람」은 섬짓하리만치 담담한 문체로 가족이란 외피 속에 숨어 있는 폭력과 비윤리성을 직시하게 함으로써, 혈연으로 얽혀 빠져나갈 길 없는 불순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금희의 「문상」은 서울에서 대구로 문상을 다녀오는 여정을 통해 더이상 만날 수 없는 관계에, 나아가 죽음에 얽혀 ‘폭력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죄책감을 묘사하며 진한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백수린의 「고요한 사건」은 재개발될 허름한 동네에서 근사한 장면들을 포착해내는 심미안을 지닌 화자의 성장담을 통해,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삶이 윤리적인 판단을 압도하거나 삭제하는 순간에 대해 말한다.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은 여성의 일상을 잠식한 위협을 범죄 스릴러의 문법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 여성소설이자, 그러한 삶 속에서 한껏 예민해진 여성들의 불안감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심리소설로서 읽는 즐거움과 묵직한 생각거리를 동시에 던져준다. 최은영의 「그 여름」은 레즈비언 여성들의, 그 누구의 것과도 다르지 않은 연애와 이별의 장면을 전통적인 서사 속에 맑고 쓸쓸하게 그려낸다. 천희란의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는 한 사람의 어머니이자 한 여성의 연인이었던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언어화되지 않은 진실을 정교한 서사를 통해 직조하며, 아무리 개량하고 각색해도 사라지지 않을 진실, 그것과 함께 연주되는 화해와 불화의 이중주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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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8회 젊은작가상 심사를 위해 젊은 평론가 노태훈, 이은지, 이재경 세 분이 2016년 한 해 동안 그 방대한 작품들을 찾아 읽고 토론하여 문제작을 선별해주었다. 그 결과 스물아홉 편의 작품이 추려졌고, 여기에 신샛별, 황현경 평론가가 합류하여 1차 선고 결과를 보완해서 2차 선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총 열아홉 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이 열아홉 편을 두고 본심 심사위원들이 토론을 거쳐 일곱 편의 수상작과 그 가운데 한 편의 대상작을 냈다. 심사 경위를 요약하는 대목에서 본심은 권희철, 김연수, 김인숙, 남진우, 하성란 다섯 분이 맡았다.
대상의 영예를 얻은 임현을 비롯해, 강화길과 천희란은 젊은작가상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우리의 읽기와 쓰기에 새로운 흐름들이 지속적으로 합류하고 있다는, 젊은작가상이 그러한 흐름을 조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금희는 3회 연속으로 젊은작가상에 이름을 올렸고, 최은미도 이번 결과를 포함해서 3회 수상자가 되었다. ‘새로움’을 조명하고자 하는 젊은작가상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들의 꾸준한 정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그래서 문학은 늘 이 자리에 있다. 비상식적인 것과 어처구니없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미련하게 묻고 또 물으며. 과오를 잊지 않으면서 그 이후로 나아가야 하는 젊은 작가들의 고군분투가 물씬 느껴진 각별한 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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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각 5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수상작품집의 인세(10%)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인세를 수상자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 보급가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