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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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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23권. 작가 임철우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백년여관>은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환상적인 공간 ‘백년여관’으로 모여드는 인물들의 생애에는 한국전쟁부터 제주4·3사건, 베트남 참전과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무력진압 등 국가폭력의 잔혹한 그늘들이 드리워져 있다. 소설은 사람들이 기억에서 지워버린, 혹은 빨리 지우고 싶어하는 아픈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묵묵히 풀어낸다.
독재정권의 폭압에 항거하다 생을 마감한 친구 ‘케이’에 대한 부채의식과 죄책감에서 놓여날 수 없는 소설가 ‘이진우’는 삶과 죽음을 한몸으로 끌어안고 지상의 시간에 결박당해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자 한다. 그렇게 풀려나오기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이진우는 케이가 죽기 전 방문했으리라 짐작되는 백년여관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역사적 사건에 휘말려 상처 입은 채 유영하던 영혼들이 운명처럼 흘러들어 있다. 임철우는 그들의 애통하고 비참한 사연들을 특유의 정감 어린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나가며, 간단한 줄거리로 요약되어버리곤 하는 현대사의 이면에 가려진 개인의 상흔들을 어루만진다. 프롤로그 _009 : 임철우의 『백년여관』에서 적실한 표현을 얻고 있는 ‘두 죽음 사이의 윤리’는, 주체가 죄의식의 구체적인 내용을 만나 자신의 책임의 자리를 찾아간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80년대적인 것이라 부른 것, 혹은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표현된 민주화를 향한 집단적인 열망과 나란히 놓여 있다. ‘행위’로 이행해간 윤리의 모습은 이십여 년 넘게 ‘두 죽음 사이의 윤리’에 매달려 있던 한 작가의 집요함에 의해 포착된 것이겠으나, 그것은 또한 동시에 임철우를 통해 구현된 한국의 80년대적 정신, 그 집단적 의지와 열망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 임철우의 『백년여관』에서 적실한 표현을 얻고 있는 ‘두 죽음 사이의 윤리’는, 주체가 죄의식의 구체적인 내용을 만나 자신의 책임의 자리를 찾아간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80년대적인 것이라 부른 것, 혹은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표현된 민주화를 향한 집단적인 열망과 나란히 놓여 있다. ‘행위’로 이행해간 윤리의 모습은 이십여 년 넘게 ‘두 죽음 사이의 윤리’에 매달려 있던 한 작가의 집요함에 의해 포착된 것이겠으나, 그것은 또한 동시에 임철우를 통해 구현된 한국의 80년대적 정신, 그 집단적 의지와 열망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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