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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야탑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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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101번째 시집. 문태준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이후 삼 년 만의 신작 시집이자, 문학동네시인선이 100번을 지나 2018년 들어 처음으로 독자에게 건네는 시집이다.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문학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가장 좋은 시집'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현대 시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시인 문태준. 화려한 조명과 관심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와 보폭으로 우직하게 써내려간 63편의 시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문태준의 시를 따라 읽어온 독자들이라면 이번 시집의 제목에 조금은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한 단어이거나 짧은 수식 구조의 제목만을 가져왔던 지난 시집들과 달리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라는 문장형의 제목으로 찾아뵌 터. 그러나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는 이 제목은 더욱 낮아지고, 여려지고, 보드라워진 시인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자 삼라만상을 '사모'의 마음으로 올려다보는 시인의 시선을 잘 대변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 이르러 더욱 깊어지고 한결 섬세해진 시인은 한국 서정시의 수사(修士)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믿음직스러운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 저는 이번 그의 시집을 어떤 '초월'로 읽었어요. 그 초월은 거대한 것이 아니고 어려운 것은 더더욱 아니고 자연스럽게 자연이 되는 그 모든 '자연'이요. 삶과 죽음의 경계 없음으로 입은 더 다물어지고 눈은 더 커지고 귀는 더 쫑긋해지는 '열림'이요. 어떤 부대낌도 없고 쥐려는 욕심은 더더욱 없는 놓아둠. 흘러감. 부름에 대한 좇음. 그저 좇아감. 그러는 사이에 열리는 '오감'. 저는 이 오감이 살짝 데운 우유처럼 허기를 채워줘서 좋았어요. 엄마 젖처럼. 흰 미죽처럼. 흰 미죽을 떠먹여주는 누군가가 가만히 읊조렸을 음성, 그 지극함의 하얗다 할 고요 속 순함과 착함을 기억하게 하는 시들. 하루하루 더럽혀지기 바쁜 우리들의 그 검음을 지우느라 저 혼자 골똘하기도 한 문태준, 그의 목소리에서 흰 지우개를 떠올려보게도 됩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2월 22일자 '책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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