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공적 세계를 짓는 일이 정치와 철학이 할 일이라 생각하며, 시민들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말을 나누고 있는 거리의 정치철학자, 김만권의 ‘모두를 위한 정치학 특강’ 1권 정치 편. 이 책은 그동안 길 위에서, 대학에서 열었던 김만권의 정치학 강의실을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정치에 대한 반응이 ‘열광’과 ‘냉소’로 나누어진 지금, 근본적인 정치 질문을 던지는 일은 더 나은 삶을, 정치를 기획하는 시도이다. “국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나요?” “왜 (불)평등을 이야기해야 하나요?” “누가 우리를 어떻게 대표하나요?” 홉스부터 존 롤스까지, 국가의 존재 이유부터 다양한 선거제도 모델까지, 인류가 수천, 수백 년간 품어온 정치 질문을 통해 현시대 삶의 조건을 사유하는 이 책은 정치에 반反하던 사람도 정치에 반하게 만드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최근작 :<서로 돌본다는 것 > ,<외로움의 습격> ,<가정폭력과 포퓰리즘> … 총 28종 (모두보기) 소개 :김만권은 철학자다. 땅에 발 딛고 선 철학을 하고파서 정치철학을 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으로 현실에 세상을 짓는 게 직업이다. 한편으로 김만권은 일곱 살 아이를 둔 아빠이기도 하다. 너무 늦은 나이에 본 아이라 그럴까?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안심하고 살 세상을 지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자들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을 가져가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한때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100분의 1도 안 되는 승자가 될 확률에 걸기보다는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도, 아니 조금 모자라게 커도 걱정 없이 맘껏 사랑하고, 존중받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훨씬 현명한 길이라는 것,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좋은 세상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빠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짓고 싶다. “걱정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일을 해도 괜찮아!” 지난번에 쓴 《새로운 가난이 온다》에서 우리 삶을 잠식하는 가난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이번 책에서 다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고립과 외로움을 다룬 것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만은 달랐으면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호모 저스티스》, 《불평등의 패러독스》 등 10여 권의 책을 썼고,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엔 EBS e-class에서 ‘근대 정치철학사’, ‘20세기 정치철학사’ 등을 강의했다. 현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전문위원회 전문위원이며,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콜렉티브 휴먼 알고리즘 의 창립 멤버 겸 대표로 일하고 있다.
‘열광’과 ‘외면’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다시 디자인하기!
거리의 정치철학자, 김만권의 길 위에서 여는 모두를 위한 정치학 특강!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헌재의 탄핵 선고, 19대 대선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와 국가, 정치를 논하는 거대한 학습장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광장에 나가 ‘이게 나라냐’라고 물었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정치에 전에 없던 관심을 기울였다. 지금 한국 사회는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기운으로 가득하다. 다시, 시작이다. 이 책 『김만권의 정치에 반하다』는 정치에 관한 근본 질문을 통해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새로운 정치를 디자인하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김만권은 거리의 정치철학자다.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공적 세계를 짓는 일이 정치와 철학이 할 일이라 생각하며, 시민들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말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김만권의 ‘모두를 위한 정치학 특강’ 1권 ‘정치’ 편으로, 그동안 길 위에서, 대학에서 열었던 김만권의 정치학 강의실을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정치의 조건’을 굵직한 여덟 가지 질문을 통해 사유하는 시간이 펼쳐진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자유가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요?”, “왜 평등을 말해야 하나요?” 저자가 사람들을 만나서 던진 질문은 대개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정치에 대한 반응이 ‘열광’과 ‘냉소’로 나누어진 지금, 정치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정치 그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보다 앞서 ‘공존의 정치’를 고민했던 수많은 사상가들, 이를테면 홉스, 루소, 벤담, 밀, 칸트, 한나 아렌트, 로널드 드워킨, 존 롤스, 찰스 라이트 밀스, 지그문트 바우만 등의 생각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 시대에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부터 다양한 선거제도 모델까지, 인류가 수천, 수백 년간 품어온 아주 오랜 정치 질문을 통해 현시대 삶의 조건을 사유하는 이 책은 정치에 반反하던 사람도 정치에 반하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이다. 더 나은 삶을 고민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 서서 ‘정치의 조건’을 물어야 할 때이다.
“정치에 반反하던 사람들이 반해서 다가설 만한 정치의 모습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그 방법이 정치가 다루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시 사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시 사유할 기회가 있다면 정치인들을 향한 지나친 열광, 정치꾼들에 대한 냉담한 혐오에서 벗어나 정치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무엇인가에 지나치게 열광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멈추는 것이 사유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지나치게 냉담할 때, 가장 먼저 작동시켜야 할 것 역시 사유다. 행동하는 자에게 사유는 ‘멈춤의 순간’을 만들고, 오랫동안 멈추어 있는 자에겐 ‘시작의 계기’가 된다. 그래서 이 강의실을 찾는 이들과 공유하고픈 자세는 이리 말할 수 있다. ‘나는 사유한다, 고로 나는 정치적으로 존재한다.’ 이 시끄러운 길거리 교실을 찾아든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 이 소음이 우리의 사유를 한층 더 가치 있게 해주리라 기대한다.”-프롤로그 중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나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나요?”
민주주의에 반하던 사람들도 반하게 만드는 정치를 위하여
우리가 던져야 할 8가지 정치 질문!
질문 1.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국가’는 어떤 체제일까? ‘신의 뜻’이 유일한 가치였던 중세가 저물고, 가치다원주의가 지배하는 근대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가치관에 의해 분쟁이 생길 때 ‘국가’가 나서 폭력을 써서라도 분쟁을 해결한다. 이것이 사회계약론자들의 국가관이다. 근대성 연구의 대가, 바우만에 따르면, 국가의 폭력성을 정당화시켜주는 근거는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는 국가에 있다. 그러나 이어지는 경제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의 삶은 국가의 보호 바깥으로 팽개쳐지고 있다.
질문 2. “왜 (불)평등을 말해야 하는가?”
불평등은 개인의 무능 탓인가? 사회제도의 탓인가? 18세기 루소, 20세기 로널드 드워킨, 존 롤스 등의 사상을 훑으며 평등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가치임을 전한다. 드워킨은 ‘복지법, 세법, 노동법 등이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재산의 분배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소득불평등이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심하다는 지표(2012년)는 ‘민주주의보다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현실을 방증한다.
질문 3. “정치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정치참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적극적 자유냐? 외부의 폭력(공권력)으로부터 간섭받지 않을 소극적 자유냐? 홉스, 이사야 벌린, 필립 페팃, 퀜틴 스키너 등 자유를 논한 다양한 사상가들의 입장을 두루 살피며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 개념이 서로 반목하지 않고 상호작용한다는 내용을 전한다. 우리는 자유 개념을 외부의 간섭 없는 상태로 곧잘 이해하지만, 한나 아렌트는 그것이 홀로 됨의 상태일 뿐 정치 속에 있어야 표현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자유로워진다고 주장한다.
질문 4. “정의를 세우는 기준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 사회에 돌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샌델은 당대 정의 논쟁이 효용, 권리, 미덕이라는 세 개의 기준이 다투는 대결의 장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기본소득’ 제도를 이 세 가지 기준을 들어 설명한다. 특히 존 롤스의 『정의론』을 살피며 분배(최대다수)에 무관심한 공리주의의 한계점을 지적한다.
질문 5.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는가?”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다수의 횡포’라는 치명적인 결점을 안고 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수결의 논리로 운영되어온 민주주의는 소수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다. 그러나 ‘민주적 헌법은 소수자의 권리를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해 소수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질문 6. “정치는 엘리트의 것인가, 평범한 사람들의 것인가?”
정치에 무관심한 파편화된 대중. 공공사에서 소외당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없을 때 비합리적인 대중운동에 몸담는 폭민. 지식과 말로써 공유된 세계를 지으려는 공중. 이 장에서는 찰스 라이트 밀스, 한나 아렌트, 월터 리프먼, 존 듀이가 논한 대중과 전체주의 담론을 통해 공적 세계에서 엘리트 아닌 평범한 시민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또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민자, 여성, 소수자에게 혐오발언을 쏟아낸 트럼프의 당선, 한국의 인물 중심 정치와 강력한 ‘아버지상’을 좇는 일베의 활동에서 전체주의의 기운을 읽는다.
질문 7. “누가 우리를 어떻게 대표하는가?”
정치학에서도 가장 정치학적인 주제, 선거제도와 선거에 나설 후보를 배출하는 정당에 대해 살펴본다. 과연 정당은 사적 집단일까, 공적 집단일까? 국가의 수만큼 있다고 알려진 다양한 선거제도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 정당정치,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한 국가에서 정당과 선거제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복수의 정당이 있어야 하며 일인일표가 보장되어야 한다. 선거를 통해 권력자가 교체되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다.
질문 8. “무엇이 정치의 신뢰를 만드는가?”
정부와 시민, 구성원들 간에 불신이 있는 곳에서 민주주의는 큰 타격을 받는다. 사회적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민주주의가 자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관심사를 공유하며 그 관심을 공익과 협력으로 확장한다면, 그것은 사람들 간에 신뢰를 심어주는 대단한 사회적 자본이다. 풀뿌리 단위를 기초 삼아 만들어진 사회적 자본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이슈들을 공론화하는 데 기여한다.
정치를 여는 질문! 정치를 마주하는 기쁨!
저자는 “정치가들이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선거철에나 한 번씩 고개 숙이는 현실. ‘다음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막막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우리 정치를 보는 시선도 비슷할 것이다. 주변에서 변하지 않는 정치에 대한 냉소로 정치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근래에는 불평등이 심화되고 중산층이 약해지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정치를,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 하는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정치적 결정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정된 사안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저자의 답변이다. 이 말은 곧 자기 스스로 정치적이지 않다고 믿는 사람도 정치적 존재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목소리를 내는 정치적 장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여러 도시의 광장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정의로운 사회’, ‘신뢰의 정치’를 요구한 것은 새로운 정치를 향한 열망이었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가? 국가에서 평등, 정의, 민주주의, 공중, 선거제도, 시민사회까지, 정치를 여는 질문과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함께 지어야 할 공적 세계를 그려보게 하는 책이다. 이 사유가 많은 이들에게 ‘정치를 마주하는 기쁨’으로 전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