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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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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 역사와 지형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 하나의 단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순간은 늘 설렘으로 다가오고 숨어 있던 무언가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 곳의 언어와 문화, 역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낯선 세계가 펼쳐지는 단어 틈으로 때로는 당혹스럽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흥미로운 문화를 힐끗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오지'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호주 이야기, '몰레'와 초콜릿에 밥 비벼주는 수녀라는 낯선 조합이 자아내는 에피소드, 치명적 매력의 '옴므파탈'과 '팜므파탈', 중남미 도시를 걷다 보게 되는 전깃줄에 걸린 신발 두 짝의 의미까지 지금 이 순간 티타임을 즐기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계 문화를 산책해보자. 들어가는 글 :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궁금한 내용에 관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세상이지만, 묘하게도 이 책이 제시하는 단어들은 그간 우리의 궁금한 내용에 들지 못했을 만큼 익숙한 것들이다. 특히 책에서 여러 유명 브랜드 내지는 상품명을 접할 때면, ‘내가 왜 이 단어의 어원에 대해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조차 들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여러 외국 단어들의 유래를 출발점으로, 다양한 지역과 국가의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로벌한 세상에서 문화 내지는 다양성이라는 이슈는 중요하지만 어쩐지 일반인에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학술적 주제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친숙한 단어와 연결하여, 그렇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대충만 아는 가벼움은 훌쩍 넘어서는, 문화와 다양성에 관한 ‘딱 좋은’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책 제목의 ‘산책’이라는 표현이 와 닿는 정도의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이끈다. 우리가 갖는 여러 가지 욕심 중에 지적 허영심은 지나치게 과시하지만 않는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건전한 욕심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러한 지적 허영심을 채워줌과 동시에,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풍부하고 흥미로운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줄 것이다. 또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의 많은 수가 앞부분만으로는 낡은 책, 뒷부분으로 갈수록 새 책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독서 생활에 있어 중요한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Aussie 오지; 황무지에 숨겨진 호주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해, ‘loo 루; 영국인, 그들만의 화장실’, ‘pomodoro 포모도로; 헤스페리데스의 황금사과’등 여러 단어들과 그 숨겨진 이야기들이 사진 또는 그림과 함께 편안하게 담겨 있다. 테마가 있는 세계 여행을 꿈꾼다면, 이 책을 통해 단어와 어원에 따른 세계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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