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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야탑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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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살에 다시보는 우리고전 5권. 누구나 다 알지만 그래서 ‘제대로’ 읽지 않은 우리 고전문학을 오늘의 시선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고자 기획된 북멘토 ‘열네살에다시보는우리고전’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다. 인문학이라는 반성적 렌즈를 통해 '심청전'과 '장화홍련전', '춘향전', '토끼전'에 이르기까지 판소리계의 주요한 고전문학들을 재조명해 보인 저자는 마지막 이야기 '흥부전'을 통해 또 한번 고전과 오늘의 접점을 찾아 우리가 미처 몰랐던 '흥부전'의 매력을 풀어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작품의 배경인 조선 후기의 정치·문화·생활사의 맥락을 꼼꼼히 되짚어 본다. 또한, ‘워킹 푸어’와 같은 우리 시대의 키워드를 병치하여 시대 불문, 세대 불문,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고전의 맛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판화가 이윤엽의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와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 주는 시각 자료들을 수록해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이로써 막연히 ‘착한 흥부, 못된 놀부’라 불렸고, 심지어 ‘무능한 흥부, 진취적인 놀부’라 곡해되기까지 한 캐릭터들은 더욱 생생한 표정으로 우리가 보지 못했던 각자의 속사정을 풀어낸다. 서로 다른 형제 25 : 흔히 판소리 소설에는 겉으로 드러난 주제와 속에 숨겨진 주제가 있다. <춘향전>이 신분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자유를 다루고, <토끼전>이 용왕으로 대표되는 지배 권력에 대한 풍자인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흥부전>에서 단순히 형제간의 우애만 읽는다면 그것은 겉만 핥은 게 된다. 고영 선생님께서 풀어 주신 <흥부전>은 ‘어째서 놀부가 재산을 독차지할 수 있었을까?’, ‘흥부는 아무리 일해도 왜 가난할까?’, ‘놀부는 무엇 때문에 형제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겼을까?’ 등 고전 속에 담긴 의미를 힘차게 캐내는 질문들과 다양한 길잡이로 가득하다. 읽는 내내 판에 박힌 고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흥부전>을 함께 서내려 가는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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