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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여름, 한 기독교단체의 초청으로 한국에 오게 된 호주 여학생이 또래의 십대 여공들을 만났다. 미싱을 돌리던 거친 손으로 밤이면 <테스>의 책장을 넘기던 여공들은 언젠가는 자기 글을 쓰고 싶어 했다. 이들의 문학적 열정에 매료된 저자 루스 배러클러프는 십 년 뒤 한국의 여공들에 대한 박사논문을 쓴다.

이 박사논문을 기반으로 한 이 책은 1920, 30년대 지식인들의 눈에 비친 여공들에서부터 1970, 80년대 직접 펜을 들어 자기 삶을 이야기했던 여공들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아우르며 페미니스트 역사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의 관점에서 '한국 여공의 계보학'을 완성해 냈다.

저자는 급속한 산업화의 외상을 간직한 존재로, 공장의 노동착취와 성폭력과 관련해 형성화된 이들 여공이 다른 한편으로는 (부르주아적) 여성성이 결핍된 존재이자, '쉬운' 존재로 형상화되어 온 과거 전통 속에서 어떻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존재로 일어설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강경애, 석정남, 장남수부터 신경숙에 이르기까지 여성노동자들의 자전적 수기/소설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여공들의 실제 열망과 좌절을 읽어내고, 근대 한국사에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와 동원, 이들의 주체화 과정의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어판 서문 9
서론 / 섹슈얼리티, 폭력, 문학 13
1장 / 여공의 발명 39
2장 / 유혹의 이야기 97
3장 / 서울로 가는 길 145
4장 / 슬럼 로맨스 219
5장 / 소녀의 사랑과 자살 277
에필로그 330

옮긴이 후기 336
참고문헌 342
찾아보기 357

남화숙 (워싱턴 대학 역사학과 교수)
: 여성 산업 노동자에 의한/대한 글쓰기는 그간 다양한 학문적 관심을 끌어 왔지만, 이 책은 다음 몇 가지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먼저 산업 문학, 노동 문학, 여성 글쓰기에 관한 서구 학계의 이론적 성과를 불러와, ‘여공 문학’ 논의에 새로운 지점들을 제공한다. 또한 1920, 30년대 식민지 시기와 1970, 80년대를 아우르면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사회운동 담론, 문학적 개입, 재현의 문제와 글쓰기/글읽기의 의미를 긴 호흡으로 분석한 점에서도 귀중한 시도이다. 부제가 말해 주듯이 ‘섹슈얼리티’와 ‘폭력’이라는 렌즈를 통해 현실과 재현에서 여성 노동자가 통제되고 동원되는 복잡한 역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도 새로우며 큰 설득력을 가진다. 성ㆍ젠더ㆍ노동의 문제를 문학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오랫동안 천착해 온 배러클러프 교수의 <여공 문학>이 한국에서도 신선한 자극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윤선 (보스턴 대학 한국ㆍ비교문학과 교수)
: 『여공 문학』은 여공을 ‘산업 역군,’ ‘급속한 산업화의 희생자,’ ‘계급 해방의 영웅’ 등으로 타자화하는 기존 서사와 과감히 절연하고, 여공이 허구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문학작품, 자전적 수기와 소설 등을 분석함으로써 여공을 둘러싼 급진적 재현의 정치를 개념화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역사와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전 지구적 산업화와 이에 착종된 성적 적대, 그리고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법제도 사이에서 여공은 왜 모순적인 존재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명료하게 보여 준다. 이 책에 나타난 여공들은 추상적인 계급 모순의 수동적 담지자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동시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다움, 안정, 가족, 지식과 예술 등에 대한 욕망을 추구했으며,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적, 집단적 선택을 내렸고, 그 실패에 좌절했으며, 무엇보다 중요하게는 서양 고전과 한국 문학을 탐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했던 독자이며 작가였다. 예리한 페미니스트 역사학자가 쓴 한국 여공과 여공 문학에 관한 심도 깊은 연구서.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자살론》 저자)
: 믿을 만한 번역자들에 의해 이제야 한국에 소개되는 루스 배러클러프의 『여공 문학』에서 두 가지를 다시 배운다. 첫째, 여성 노동에 있어서 ‘노동’과 ‘성’(젠더/섹슈얼리티)은 전혀 별개의 범주가 아니라는 것. 『여공 문학』은 여성 노동이 곧 성폭력, 성차별, 성별 분업에 의해 규정되고 또 이를 감내하면서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한국사의 가난하고 젊은 여성들을 통해 보여 준다. 둘째, ‘프롤레타리아의 밤’(랑시에르). 억압당하고 빼앗겼던 존재들이 스스로 읽고 쓴다. 인간됨을 외치기 위해 석정남과 장남수, 그리고 최근에는 김진숙과 그들의 친구들도 스스로 배우고 글을 썼다. 식민지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이런 가난하고 존엄한 존재들이 써놓은, 또 그들에 대한 글들이 남아 있으니 그래도 한국 문학은 ‘다행’ 아닌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7년 7월 6일자 '한줄읽기'

최근작 :<민중의 시대>,<여공문학> … 총 8종 (모두보기)
소개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에서 한국문학과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한역된 책으로 《여공문학》이 있고, 공저로 Red Love Across the Pacific(태평양을 횡단하는 붉은 사랑)과 Gender and Labour in Korea and Japan: Sexing Class(한국과 일본의 젠더와 노동)이 있다.
최근작 :<내가 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한국의 커피 수용과 변천>,<서울리뷰오브북스 8호> … 총 35종 (모두보기)
소개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이다.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구술사학회 편집위원, 『실천문학』 편집위원 등을 맡았으며, 주요 저서로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1999), 『여공 1970, 그녀들의 반역사』(2006), 『87년 6월 항쟁』(2009), 『박정희 시대의 유령들』(2011) 등이 있다.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냉전 시대 동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는 밀항자, 망명자의 기억과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최근작 :<내가 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여성의 다시쓰기>,<호모 에코노미쿠스, 인간의 재구성>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유혹자와 희생양: 한국 근대소설의 여성표상』(2009), 『영화관의 타자들: 조선영화의 출발에서 한국영화 황금기까지 영화보기의 역사』(2016), 『여성의 다시쓰기: 고전소설을 읽는 욕망에 관하여』(2022) 등이 있고, 역서로는 『페미니즘 영화이론』(2012), 『여공문학|』(공역, 2017)이 있다.

루스 배러클러프 (지은이)의 말
1989년 8월, 냉전 시기 마지막 여름날 한국에 왔다가 같은 또래의 십대 여공들을 만났다. 전라도의 한 농가에도 가봤고, 부천의 젊은 노동자들도 만났으며, 서울 곳곳의 캠퍼스에서 대학생들도 만났다. 어디를 가든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영향이 손에 잡힐 듯했다. 그토록 열의에 가득 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대학생들과 캠퍼스를 나는 본 적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은 부천이었다. 부천에서 나는 내 또래의 십대 여공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어 했다. 그들은 야심이 있었고, 독학한 러시아어로 대가들의 책을 읽고 있었다. 하루는 노동자 작가들이 자신들이 직접 쓴 시와 소설을 낭송하는 모임에 참석해 부천의 ‘프롤레타리아의 밤’이라고 할 만한 저녁을 보내기도 했다. 문학과 작가에 대한 그녀들의 열정은 내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프롤레타리아의 밤에서 태어났다.
김원 (옮긴이)의 말
여공 문학. 노동 문학도 민중문학도 아닌 여공 문학이라는 도발적인 개념이 이 책에 등장한다. 1980년대에 노동 문학은 붉은 메시아 프롤레타리아/노동계급에 복무하는 변혁의 무기였다. 하지만 1980년대 대공장 남성 노동계급에 대한 과도한 숭배와 남성 중심주의로 노동 문학 텍스트 안에 여성이라는 존재가 들어설 틈은 부재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문학 텍스트들에 대한 촘촘한 분석을 통해 변혁 운동 속에서 망각되거나 부차화된 노동계급 여성의 욕망, 섹슈얼리티, 로맨스, 체제와의 공모 등 미처 언어화되지 못한 것들을 복원하고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한 데 있다. 장남수와 겹쳐져서 읽히는 <테스>라든지 <외딴방>의 희재의 욕망에 대한 분석은 이 책의 백미다. 특히 여공들의 로맨스나 죽음/자살, 그리고 1970, 80년대 섹슈얼리티에 대한 분석에서 독자들은 여공들의 글쓰기를 그들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재현하려는 저자의 통찰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성폭력, 상경과 교육, 신분 상승과 연애 등 언어화/제도화되기 직전에 그들이 꿈꾸었던 유토피아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노지승 (옮긴이)의 말
이 책은 식민지 시기 여공이 등장하는 기사와 소설들부터 1990년대 초 나온 <외딴방>까지를 다루고 있다. 식민지 시기 여공들은 재현의 대상이었을 뿐 자기 목소리와 언어를 갖지 못했다. 1970년대 여공들은 ‘수기’라는 형식의 글쓰기로 노동운동 내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1990년대 <외딴방<을 통해 여공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탄생한다. 한국문학사에서 여공의 존재를 가시화해 주체로 만들고, ‘여공 문학’을 하나의 독립된 계보와 역사로 만든 것은 오롯이 이 책의 공이다.

후마니타스   
최근작 :<젠더 스터디>,<아적쾌락 북경생활>,<우린 모두 마음이 있어>등 총 269종
대표분야 :여성학이론 1위 (브랜드 지수 18,326점), 사회학 일반 1위 (브랜드 지수 67,916점)
추천도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출간 이래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이자, 보통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왜 한국 민주주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지고 있는지, 왜 제도권 정치 세력은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보수적 경쟁에만 머물고 있는지 등,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은 15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한국 사회가 대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안중철(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