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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입구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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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논리 시리즈 24권. 경기도 안산은 계획도시였다. 초기 인구 40퍼센트를 강원도 이주민이 채웠다. 대를 이어 막장을 견디던 이들이 폐광 뒤 안산으로 가 도시 저임금 노동자가 됐다. <웅크린 말들>은 강원도 사북 폐광촌의 풍경으로 시작해 진도 팽목항에 이르러서야 닻을 내린다. 그 여정에서 한국 사회의 그늘에 깃든 그림자 같은 삶들을 만난다.

저자는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에어컨 수리 기사, 다양한 알바생, 대부 업체 콜센터 직원, 넝마주이, 이주 노동자,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 성소수자, 수몰민, 송전탑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등을 직접 만나 깊은 대화를 시도한다. 또한 고독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잊힌 흔적을 찾고, 출입국사무소에서 수모를 당하는 이주민의 슬픔을 목도하며, 농민 백남기의 인생을 상세하게 복원하기도 한다.

실제 기록을 있는 그대로 살린 세월호 사건의 기록은 이 시대 슬픔의 한 극점을 보여 준다. 신고 전화를 둘러싼 대화와 해석을 교직하는 방식으로 적은 글을 만나며, 우리 사회의 야만과 불합리한 관행을 뼈아프게 되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전해지기 쉽지 않은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와 웅크린 시선을 저자만의 단단한 문체에 담아, 때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자의 내면과 일상을 충실히 복원하여, 그들의 화법으로 쓸쓸하기 그지없는 풍경을 전파한다.

: 글 쓰는 작가로 불리면서도 글을 쓰는 것이 힘겨웠다. 거리에서 돌이 날아다니던 시대의 슬픔도 나는 다 쓰지 못했다.
나는 다만 하나는 이겼다. 쓰지 않는 것. 언어가 시대를 바꿔 뜻을 배반할 때 언어의 변신과 대결하며 침묵하는 것. 쓰지 않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건 싸움이었다. 나는 쓰는 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쓰지 않는 일을 한 것이다.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글이 무력한 시대에 처음부터 쓰이지 않는 것이 글의 복일 수도 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글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알 수 없는 곳에 꽁꽁 묶여 있다가도 언젠가는 기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조금씩 걷고 조금씩 자기 일을 할 것이다. 그것이 그 글의 운명이고 그때가 그 글의 때일 것이다.
숨이 콱콱 막히는 세계에 우리는 던져져 있다. 이 세계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봐 주는 한 사람이라도 각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난쏘공’의 난장이들이 자기 시대에 다 죽지 못하고 그때 그 모습으로 이문영의 글에 살고 있다. 이문영의 글이 자기 때를 어쩌지 못하고 기어 나와 그 한 사람의 일을 하는 것으로 읽혔으면 좋겠다.
언젠가 때를 찾아 밖으로 나올 글이 내 안에 남아 있다면, 이문영의 글들이 그 글들과 만나 서로의 꺾인 허리를 받쳐 주는 날이 온다면,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꾸밀 힘이 우리 사이에 조금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7년 11월 23일자
 - 한겨레 신문 2017년 12월 21일자 '한겨레가 선정한 2017년 올해의 국내서'

최근작 :<왼쪽 귀의 세계와 오른쪽 귀의 세계>,<노랑의 미로>,<웅크린 말들>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웅크린 말들》과 《노랑의 미로》 등을 썼다. 부끄러운 것이 많다.
최근작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좀녜> … 총 6종 (모두보기)
소개 :다큐멘터리 사진가. 개인 작업으로는 「트멍」 「좀녜」 등의 연작이 있다. 제8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 ‘GEO’ 올림푸스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후마니타스   
최근작 :<젠더 스터디>,<아적쾌락 북경생활>,<우린 모두 마음이 있어>등 총 267종
대표분야 :여성학이론 1위 (브랜드 지수 18,491점), 사회학 일반 1위 (브랜드 지수 68,018점)
추천도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출간 이래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이자, 보통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왜 한국 민주주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지고 있는지, 왜 제도권 정치 세력은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보수적 경쟁에만 머물고 있는지 등,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은 15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한국 사회가 대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안중철(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