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 이 책은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이 지구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의 현실을 기록한 보고서이다. 글의 초점은 대한민국의 ‘민낯’에 맞춰져 있다. 구멍 뚫린 미세먼지 대책, 많이 만들어 한 번 쓰고 버리는 경제시스템, 전국에 불어 닥친 케이블카 개발 광풍, ‘화석연료 종식’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에너지정책, 멸종위기 동식물 거래와 동물원의 잉여동물 처리 등 환경과 생명에 앞서 돈과 편리함을 좇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이 책의 장점은 참과 거짓을 가리는 ‘진실의 기록’이라는 점에 있다.
기후변화의 칼날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향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는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물리적 현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변화의 종착역은 문명의 붕괴이며 지구 생태계의 파국이다. 그래서 이 책이 지카 바이러스 등 더 독해진 변종 바이러스 출현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에서 찾고, 이웃들과 함께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시민들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