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그 이름에서 이미 문제의식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그리하여 근현대 우리 미술 100여 년의 역사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미술을 표방한 단체들이 출현했다. ‘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 ‘현실과 발언’이라는 미술 동인이 그들이다.
엄혹하기만 했던 박정희 독재정권 아래서 새로운 미술을 표방한 이 단체들은 뒤이어 일어난 일련의 정치 사태, 이를테면 10·26사태, 12·12사태, 그리고 마침내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군사정권의 무자비한 폭거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몰아치던 암흑의 광풍 속에서 전개되었기에 그 결기는 위태롭기까지 했다. 80년대 내내 숱한 탄압을 받으면서 전개된 민중미술은 그렇게 위태로운 시기에 탄생했고, 마침내 역사적인 미술이 되었다.
민중미술을 태동시킨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혁신적인 미술을 할 수 있었는가? 민중미술이 태동한 지 벌써 40여 년의 세월이 지났고, 그 주역들은 이미 칠순 고희를 훨씬 넘긴 지금, 민중미술의 태동을 전후한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여덟 명의 원로 작가들에게서 듣는다.
발간에 부쳐 … 4
1. 주재환과의 왁자지껄 명랑 방담 / 이영욱 … 9
2. 민족미학에 뿌리 내린 심정수의 조각 / 최태만 … 79
3. 신학철,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회화적 정신분석 / 심광현 … 119
4. 그림의 신명, 손장섭의 예술 / 박진화 … 159
5. 갯벌에서 민중을 만난 작가, 박석규 / 박현화 … 231
6. 김정헌, 미술을 통해 세상을 보다 / 신정훈 … 269
7. 김인순, 여성의 현실에 맞서다! / 김종길 … 319
8. 민중의 정한(情恨) 속으로 낮게 강직하게, 강연균의 길 / 박응주 …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