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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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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르고 간명하게. 묵묵히, 그러나 치밀하게. 승리에 현혹되지도, 패배에 침윤되지도 않은 채 터무니없는 부조리와 맞서면서도 나날의 행복과 먼 미래의 전망을 포기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이른바 노터리어스 RBG의 악명은 몇 마디 위대한 말과 잘 고안된 카리스마, 뜻밖의 팬덤으로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진 게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긴즈버그의 생애 곳곳에 뚜렷한 흔적으로, 세밀한 무늬로 새겨진 '악명 높은 시대'와 맞물려 특별한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은 베일에 가려졌던 그의 삶을 날것 그대로, 세밀하게 펼쳐놓는다.
저자 아이린 카먼과 셔나 크니즈닉은 한 훌륭한 개인의 공적 자아와 사회적 성취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지탱해주는 그 주변의 다른 훌륭한 개인들과, 그 자신의 매력적인 사적 자아, 취미와 취향, 생활방식까지 경쾌하게 소개한다. 심지어 대통령 연두교서 때 '100퍼센트 맑은 정신'은 아닌 채 꾸벅꾸벅 조는 모습, 집무실에 터번을 쓰고 나타나 재판연구원들이 웃음을 참느라 곤욕을 겪은 에피소드, 형편없는 요리 실력과 운전 감각, 제2순회재판부 콘퍼런스 때 노트에 끼적인 돛단배와 엉뚱하게 생긴 새까지. RBG는 단지 훌륭한 위인이 아닌, 어떤 특별한 개인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6년 11월 3일자 '잠깐독서' - 동아일보 2016년 11월 5일자 '새로나온 책' - 중앙일보 2016년 11월 5일자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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