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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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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핵심은 음악을 둘러싼 비트, 엄포 및 과장에 의해 가려진 가사에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이해받지 못한 시인들을 탐구하고, 그들의 복합적인 기교를 풀어놓으며, 그들이 작사가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리스펙트를 되돌려준다. 문학 연구자인 애덤 브래들리는 힙합의 가장 기념비적인 아티스트들의 언어와 테크닉을 검토하면서, 만약 우리가 편견을 깨고 새로운 귀와 눈으로 랩을 다시 한번 마주한다면, 리듬과 라임의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인 애덤 브래들리는 힙합에 대한 편견을 시와 힙합이 갖는 작법의 유사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랩과 시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랩과 시는 무엇이 같은지 혹은 다른지에 대해 실제 노래 가사와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째서 랩과 시가 함께 설명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논리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또한 힙합 가사가 드러내는 공격성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옹호보다는 ‘맥락’으로 이해할 것을 말하며 그 근거로 시적 형태의 다양성과 섬세함을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힙합을 이루는 핵심 요소를 크게 여섯 개로 분류했다. ‘리듬, 라임, 워드플레이, 스타일, 스토리텔링, 설전’으로 나눈 이 요소들은 사실상 힙합의 가사를 쓰는 데 반드시 필요하고, 래퍼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하는 필수적인 것들이다. 다른 한편 시인들이 시를 쓰거나 낭독할 때도 염두에 두는 요소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랩이 텍스트를 벗어난 시의 또 다른 형태라고 규정지으며 시라고 규명되어온 성분들이 랩의 구조와 스토리 안에서 어떻게 발화되는지 흥미롭고 다양한 텍스트의 사례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프롤로그 : ‘랩은 길거리의 시’라는 간단한 말이 얼마나 깊고 광대하며 포괄적으로 이 둘의 감동적인 관계를 담아내는 표현인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극적으로 깨닫게 된다. 시는 랩을 품었고 랩은 시를 낳았다. 시가 먼저인지 랩이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말과 노래,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흐르던 그 어떤 것이 고대에서 현대까지 여전히 살아 숨 쉰다는 것, 시와 랩이 꿈꾸는 것은 같은 것이다. : 누군가는 소음을 들을 때, 애덤 브래들리는 거기서 시의 과거와 미래를 듣는다. 이 책은 힙합이 그러하듯, 대답하고 서정적이며 창조적인 방식으로, 더욱이 감각과 정교함, 스타일을 담아 랩의 미학을 풀어놓는다. 이 훌륭한 작품은 전문가와 이론가들이 사랑하고, 한편으로 논쟁할 만한 여러 지점을 담고 있다. : 브래들리는 뜨거운 논쟁과 놀라운 연구로 전통적 힙합 연구에 도전하며 지적 다이너마이트를 전달한다. 모든 층위가 멋지고, 우리를 일깨워주며, 즐겁게 해준다. : 브래들리의 이 책은 랩의 뛰어난 시적 묘미와 힙합의 문화적 장악력에 대한 놀라운 연구서다. 그의 분석은 미묘하고 정교하며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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