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한국 미술에서 눈여겨볼 만한 작가들을 하나의 미술비평 집합체로 내놓는다. 미술비평가로서 그간 현장비평을 활발히 해온 강수미가 배병우, 강홍구, 우순옥 등 이미 입지를 단단히 한 중견 작가들뿐 아니라 함경아 등 주목할 만한 전시를 끊임없이 이어오는 작가, 전채강 등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여기서 살아 움직이는 예술가들의 작품론을 민감하게 읽어낸다.
이 책은 밤하늘의 별이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은하계라는 전체를 이루듯 저마다 고유함을 지니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다룬다. 특히 이들은 퓌시스와 메타퓌시스의 분리 불가능한 합동 작용으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하나의 작품을 ‘퓌시스-메타 혹은 메타-퓌시스’로 바라보려 한다. 31편의 글 가운데 현실/물리적 구체성의 지각이 두드러지는 작가들의 작품론을 ‘퓌시스’로 14편, 근본과 해석에 중점을 둔 작품들을 메타-퓌시스로 11편, 단독으로 읽어간 작품 6편을 individual로 구분했다.
이 중에서 퓌시스-메타/메타-퓌시스로 구분된 작품들은 물리적인 세계의 구성과 존재론적 가치가 상호작용하여 의미를 구현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고 individual은 독자(감상자)가 그 어떤 개입 없이 자유롭게 사유하는 작품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