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인천구월점] 서가 단면도
|
신붓감을 고르고 고르다가 마땅치 않자 소녀 둘을 입양해 자기 취향에 맞게 키운 한 남자를 치밀하게 추적해가는 논픽션이다. 때는 계몽주의가 싹튼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 남자가 소녀들을 입양했던 고아원은 지금도 건재하며, 2013년 이 책을 펴낸 작가는 고아원의 서류들을 뒤쫓는 데서 집필 작업을 시작했다.
이 책 저변에 흐르는 감정은 '여성 혐오'다. 남성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외모를 가꿀 줄만 알지 검소함의 미덕은 알지 못한다는 게 주인공 남자가 여성에 대해 가진 생각이었다. 당시는 자유와 인권에 대한 진보적 사고방식이 출현하던 시기이고, 주인공 역시 사회 사상적 측면에서는 진보적 행보를 보이지만, 여성관만큼은 18세기 시대 규범에 비춰봐도 어이없을 정도로 낡았었다. 당시 사회를 뒤흔들 만큼 시대착오적,반인륜적 행각을 벌인 인물은 바로 토머스 데이다. 그는 대단한 재산을 상속받은 영국 상류층 출신이지만, 자신이 속한 계층의 속물(?)들과 달리 법학을 전공하지 않고 철학에 관심을 가졌으며, 차림새는 수수함의 극치를 보이다 못해 머리 빗질도 잘 하지 않았다. 돈은 많았지만 작은 오두막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재산은 빈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당대 루소와도 교류했고 노예해방에도 기여했으며 저명한 문학작품을 남기기도 했지만, 여성에 대한 그의 관념은 위험으로 치달았다. 토머스 데이에게 입양돼 그의 사고관에 맞춰 길러지는 여성 중 한 명은 사브리나다. 이 책은 데이의 삶을 뒤쫓는 한편, 사브리나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아낸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장자크 루소, 이래즈머스 다윈, 애나 수어드 등 당시 사회 사상과 과학, 문학 등을 주도한 이들이 이너서클 멤버들로 등장한다. 1장 마거릿 -1769년 봄, 런던
: 웬디 무어가 밝혀낸 18세기 영국의 숨겨진 역사, 인간의 욕망, 개인의 일탈…… 이 책은 완벽한 읽을거리다! : 계몽주의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남성 우월주의, 성공적인 결혼이라는 마법에 대한 우아한 분석. : 웬디 무어는 또다시 섬뜩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찾아냈다. 이 책은 자유와 교육, 그리고 여성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다. 성실하게 연구를 한데 모으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작가를 만나는 일은 기쁘다. 그녀의 다음 책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 계몽주의적 이상은 비뚤어진 연애를 낳았고 성별 전쟁에서 무기가 되었다. 심리 묘사가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 이야기는 마치 제인 오스틴이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을 코미디로 바꾼 듯하고, 천성과 양육, 합리성과 정서, 사랑과 권력에 대한 시대적 혼란을 조명한다. : 한 사람의 이야기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꼼꼼하게 연구되었으나 역사적 사실이나 참고 문헌이 내러티브를 압도하진 못한다. 만약 당신이 역사나 교육에 관심 없다고 하더라도 이 이상한 남자와 젊은 여자의 이야기는 매혹적일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8년 1월 25일자 '북카페' - 한겨레 신문 2018년 1월 25일자 - 동아일보 2018년 1월 27일자 '책의 향기' - 중앙일보 2018년 1월 27일자 '책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