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회의 고통과 힘겨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에 대한 고찰을 확인해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자전거, 농사 그리고 기술과 공동체, '하자작업장학교 청년작업장'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실었다.
최근작 :<학교의 발견, 교실의 발명> ,<자연 미장> ,<지구별 생태사상가>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하자센터, 크리킨디센터, 파주타이포그라피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생활기술을 가르치고 많은 기고를 했다. ‘예술과 기술을 놀이처럼’이란 모토로 ‘PlayAT 연구소’를 운영중이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놀이터 디자인과 놀이터 전시에 참여했고, 이 과정의 경험을 살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책을 냈다. 놀이터에 대한 관심을 학교로 확장해 학교 운동장의 재구조화와 학교 공간 혁신에 관심을 갖고 오랜 동안 연구하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학교 공간 기획자로 활동하며 많은 교육현장에서 교육 공간에 관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태적 전환과 자급자족을 위한 다양한 삶의 기술인 적정기술, 텃밭, 공동체, 공예예술에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탐구하고 실험하고 있다.
삶을 경험을 꾸준히 책으로 저술해 지식과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왔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이웃과 함께 짓는 흙부대 집》 《시골, 돈보다 기술》 《근질거리는 나의 손》 《점화본능을 일깨우는 화덕의 귀환》 《화목난로의 시대》 등의 책을 썼고, 공저로 《똥의 인문학》, 《사물에 수작 부리기》, 《기계비평들》이 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SNS :http://twitter.com/clesalon 소개 :일상에서 재미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자전거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입니다. 또한 대화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우리 동네에서 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문화들을 조금씩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서울혁신센터 사회혁신리서치랩 선임연구원 ganndalf@naver.com
서울혁신센터 사회혁신리서치랩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동료들과 ‘모든 이의 민주주의 연구소’라는 작은 연구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피아노를 치는 아내의 옆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하지만 작업장과 서재가 연결된 삶을 꿈꾼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하자작업장학교 hiiocks@gmail.com
하자작업장학교 히옥스입니다. 9.11테러 다음 날 개교했는데, 15주년이라고 정말 오랜만에 졸업생들 초대해서 학교 생일 챙기던 날엔 경주에 첫 지진이 났습니다. 사람들끼리 더 이상 미워하지 않고 지구의 경고를 겸손하고 진지하게 들으며 앞으로 7대 후손까지 조심스럽게 애정을 보내자고 마음을 추스르는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난로공작소 dasaneng773@naver.com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서 ‘난로공작소’를 경영하며 고효율 난로와 서서 쓰는 농기구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꼼지락예산적정기술협동조합 hatvitchon@hanmail.net
농부이자 대장장이. 충남 예산에서 적정기술 농기구 전문 협동조합인 ‘꼼지락’ 운영 중. 충남적정기술 연합회장.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야마나시현에 살고 있고 귀촌 전에는 조경 설계가로 활동했다. 생활기술자급자족실천가이며 농사와 집필, 적정기술 연구와 생활 적용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 longblack1102@ gmail.com
여성학과 석사 졸업. 적정기술과 젠더에 관심을 가지고 논문과 본 원고를 썼다. 현재는 성별영향분석평가에 관한 일을 하고 있다.
최근작 :<자전거로 충분하다> 소개 :히로시마 반핵평화운동가, 적정기술운동가, 일본 로켓매스히터 협회원.
종종 적정기술이나 도시농업이, 반GMO와 탈핵과 탈탄소문명을 주장하는 것이 어리석다거나 비과학적이라거나 의롭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2008년 자연(바위, 산 , 바다 등 )에도 인간이 가진 권리와 동등한 권리를 주자는 헌법이 에콰도르에서 통과한 것을 알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꼈던 때로부터 2017년 3월 뉴질랜드에서 원주민들에게 가족과 같았던 황거누이강에 사람과 동등한 법적 권리가 부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상은, 사회는 훨씬 더 달라질 수 있고 그것은 과학과 정의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의 과정을 들여다보며 아직 유능한 기술자나 농부가 되지 못하였는데도 몸의 일부에 그런 과정들이 들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도시의 골목길들과 예술과 그리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의 의욕’을 발견합니다.
하자에서 살림집을 짓는 동안 십여 명의 청년들이 오가며 힘을 보탰습니다. 그 청년들과 청년들과 함께한 장인들이 이 세상과 사회를 수선해 가며 사람과 자연을 돋보이게 하고 그렇게 시간과 공생하는 《삶의 기술》을 발견해 내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시작합니다 .
+ 《삶의 기술》 창간호를 펴내며
저는 시간과 공생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 말은 요컨대 이제부터 태어날 사람들과 공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태어나는 세대에 대해서 사악한 범죄가 되는 불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의 문제는 단순히 원자력발전소에 반대하는 좁은 입장에서 이야기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이고 더 나아가서 살기 위해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지금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일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다카기 진자부로, “생명의 자리에서 원자력발전을 생각한다”, 《녹색평론》 제20호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마음을 추스르며 마사키 다카시 선생님의 《나비문명》을 몇 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애벌레가 나무를 갉아먹듯이 인류는 이 푸른 지구 별을 파헤치고 파괴하면서 난도질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당시의 학생들과 의기투합, 더 이상 애벌레로 살 수는 없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2011년 10월, 하자센터 현관 위로 ‘나비센터’라는 종이 휘장을 드리우고 모의 개관식을 열며, 꽃과 꿀을 좇아 열매를 만들고 자연의 순환을 따라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비가 되자는 선언을 했습니다.
그때의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 만든 것이 청년작업장입니다. 도시의 골목길에 살며 예술을 사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스며 살아가려고 했을 때 핵발전소 참사는 마치 뒤통수를 치듯이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 아니 우리 인류가 속한 사회가 보여 준 골격은 너무나 문제가 많아 보였고, 그저 스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덩치가 큰 청년들이 되었는데, 여러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잖아?’ 하고 생각했습니다. 울지만 말고 뭔가 하자. 우린 그런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으니.
청년작업장을 만들고 이곳저곳 숨은 고수와 장인들을 찾아 조금씩 배우면서 ‘마음’을 단련해 갔던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단순한 일상조차도 슈퍼마켓이나 심지어 편의점 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는 것 외에는 사는 방법을 몰랐던 우리는 고수와 장인은 물론 부모나 조부모, 혹은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까지 되짚으며 일상을 회복해 보려고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편의점에서 돈을 벌어, 편의점의 간편식과 물건들로 일상을 채우는 장면을 과감히 접어 버리고 나니, 순간 막막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해 볼만 한 일들이 보였습니다.
시골에 계신 청년의 어머니와 전화로 상담하며 학교의 정원을 정리하여 텃밭으로 만들고, 도시농부 짱짱과 넝쿨콩과 수세미로 가득 찬 그린커튼을 드리우고 주차장 한편에 커다란 화분을 제작해 논을 만들었습니다. 얼기설기 나무 파레트로 퇴비간을 짓고, 세련된 건식 소변기 옆에 어설픈 그림을 그려 넣은 액비통을 놓아두었지요.
철수님을 만나 용접을 배우고, 김성원 선생님과 화덕을 빚고, 안병일 선생님과 바이오 오일을 만들고, 이재열 선생님께 태양열을 사용하는 법, 사쿠라이 선생님과 시마무라 선생님께 수제 태양광 패널 제작법을 배우고, 김석균 선생님과 카일에게서 흙 미장법과 단열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후지무라 선생님과 마사키 선생님께 사는 방법과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이분들 모두의 조언을 틈틈이 들어가며 청년들은 선박용 폐 컨테이너 세 동을 가져다 살림집을 지었습니다. (살림집을 지을 수 있었던 재원은 JP모건의 청년들을 위한 기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JP 모건은 어떤 회사지? 이 기금은 어떤 돈일까? 갸우뚱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기금을 이용하여 ‘직선의 시간을 거슬러 지구로 회귀하는 시간’의 통로를 내는 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삶의 기술》을 만드는 데에도 그 기금의 일부가 쓰였음을 밝힙니다.) 살림집을 지으려고 포장용 비닐 끈을 가져다가 폐 컨테이너가 들어올 자리만큼 치수대로 금을 그어 울타리를 쳐 보고 그 안에 들어가 이쪽과 저쪽에는 창을 내고, 이 앞으로 문을 내자, 이 안쪽에 부엌을 만들고, 가운데 화덕을 들이자. 짚과 흙을 발라 단열하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가장 맛있는 빗물 찻집이 되어도 좋겠다. 그런 의견을 나누던 때는 참 두근거리는 추억입니다. 막상 집을 짓는 동안에는 우여 곡절도 많았고, 생각보다 힘이 들기도 했지만, 집들이하기로 한 전날 밤을 새워 마지막 손길을 더하던 청년들이 새벽에서야 손을 놓고 마루 데크에 털썩 주저 않고 나란히 누워 깜깜한 하늘을 같이 보던 것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별이나 보였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저 서로 눈을 맞추며 웃었던 일, 힘이 들어도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했던 것은 함께 일을 하고 땀을 흘리며 농사를 짓고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쭉 함께한 노곤한 즐거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마음에 담아둔 기억을 펼쳐 보면 대조적으로 더 아름답고 좋은 그 노곤함과 새벽하늘과 흙냄새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은 것을 압니다. 하나의 재난이 끝나면 또 다른 재난이 나타나고, 하나의 곤경을 피하면 더 큰 곤경이 나타나는 사회, 누군가가 마당을 독식하여 크고 높은 담을 쌓았는데 거기에는 봄도 가을도 사라진, 외롭고 폭력적인, 저만 알던 거인의 마당 같이 되어 버린 우리 사회에, 살림집을 지어 본 망치를 들어 크고 높은 담의 한 구석에 틈을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팩트’도 정의도 아닐지 모릅니다. 그저 그것이 눈물 흘리던 친구들의 편에서 함께 눈물이 났던 청년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종종 적정기술이나 도시농업이, 반 GMO와 탈핵과 탈탄소문명을 주장하는 것이 어리석다거나 비과학적이라거나 의롭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2008년 자연(바위, 산, 바다 등)에도 인간이 가진 권리와 동등한 권리를 주자는 헌법이 에콰도르에서 통과한 것을 알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꼈던 때로부터 2017년 3월 뉴질랜드에서 원주민들에게 가족과 같았던 황거누이 강에 사람과 동등한 법적 권리가 부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상은, 사회는 훨씬 더 달라질 수 있고 그것은 과학과 정의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의 과정을 들여다보며 아직 유능한 기술자나 농부가 되지 못하였는데도 몸의 일부에 그런 과정들이 들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도시의 골목길들과 예술과 그리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의 의욕’을 발견합니다. 살림집을 짓는 동안 십여 명의 청년들이 오가며 힘을 보탰습니다. 그 청년들과, 청년들과 함께 한 장인들이 이 세상과 사회를 수선해 가며 사람과 자연을 돋보이게 하고 그렇게 시간과 공생하는 《삶의 기술》을 발견해 내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