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부터 최근까지의 우리 사회를 국가형성기(1945~60), 산업화기(1961~86), 민주화기(1987~2017)로 나누어, 각 시기 국내외 정치.경제.사회 변화에 따른 정부의 법과 제도(제도사), 시민사회의 조직과 운동(조직사), 시민생활과 시민참여(생활사), 그리고 시민사회를 둘러싼 이념(이념사)에 천착한 성과물로써, 시민사회의 조직과 제도, 이념과 생활이라는 씨줄을 한국의 근대화 100년이라는 날줄에 맞춘 최초의 연구보고서이다.
정상호 (지은이)의 말
이번 작업을 통해 적지 않은 수확도 있었다. 시민사회사의 관점에서 헌법과 법률 등 공식 제도가 미친 영향을 정리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 관변단체나 국민운동의 사례와 범주는 새마을운동이나 한국노총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재건국민운동, 가족계획협회, 자연보호협의회, 재건학교 등 민간단체의 형식을 빌려 국가가 개입한 영역이 얼마나 광범위한 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항과 참여의 관점에서 보면, 그간의 연구는 민주화운동, 특히 농민ㆍ노동운동이나 재야 등 당대를 앞선 선구적이고 영웅적인 집단이나 인물의 활약상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성금과 위문편지, 불매 및 서명운동, 동아일보 광고게재 등 그 시대를 살아간 보통사람들의 일상사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번 총서의 가장 큰 의의는 근 한 세기동안의 시민사회의 형상과 성질을 국제비영리조직분류(ICNPO)라는 단일한 기준에 따라 복원해 놓았다는 데 있다. 국가형성과 산업화, 민주화시기를 정치와 경제 등 주제 영역별로 다룬 뛰어난 연구들은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조직과 제도, 이념과 생활이라는 씨줄을 한국의 근대화 100년이라는 날줄에 맞춘 연구는 이번 『한국시민사회사』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