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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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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겨울, 12년간의 도시 사찰 주지 소임을 마치고 산중 사찰로 내려간 보경 스님. 그리고 깊은 산중에 거짓말처럼 나타난 한 고양이. 겨울 한철, 스님이 고양이를 바라보고 고양이가 스님을 바라본다. 삶은 혼자도 좋고 둘이어도 좋지만, 함께하는 만큼 다른 무엇을 느끼게 되는 것, 그 내면의 소소한 기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 보경 스님은 송광사에서 출가했다. 12년간 서울 북촌의 법련사 주지 소임을 마치고 다시 송광사로 내려갔을 때는 한여름이었다. 도시에서 즐겨 마시던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언감생심, 스님은 낡은 선풍기 바람에 더위를 식혀야 했다. 도시의 습(習)을 버리고 산중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스님이 택한 것은 걷기와 독서였다.

스님은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코스를 달리하며 산에 올랐다. 그 가운데 법정 스님의 처소였던 불일암으로 이어지는 길(무소유 길)이 적당했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보경 스님의 글이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법정 스님은 떠나셨지만, 그 가르침은 불일암 대숲바람처럼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음을 스님은 날마다 되새겼다.

그렇게 고즈넉한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고양이가 스님 처소 앞에 나타났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굶주리면 안 되니까!' 하는 마음으로 스님은 토스트 한 쪽과 우유를 고양이에게 대접했다. 스님과 떠돌이 고양이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문장
고양이를 좋아하나요?

김은령 (『럭셔리』 편집장·번역가)
: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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