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유전자가 모든 걸 결정한다는 운명론적 믿음은 깨졌다. 대신 우리에게는 환경과 유전자의 놀라운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최근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으로 떠오른 후성유전학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유전자와 환경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가?”
후성유전학은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 무엇을 먹느냐, 어떤 생활습관을 지니느냐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 상태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라도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따라 활성화되는 유전자가 달라지는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변한 유전정보는 후대에까지 대물림된다.
후성유전학의 이러한 발견은 생물학의 기조를 흔들고, 우리의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부모의 과식과 흡연이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암·정신분열증·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 등에서 후성유전의 증거를 찾아낸 과학자들은 유전체·후성유전체·환경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
1장 외버칼릭스의 사람들
2장 몬스터
3장 인간유전체기구와 큰 침묵
4장 유전자와 유전체: 멋진 비밀 저장소
5장 DNA 메틸화: 작은 원인, 큰 결과
6장 여성, 모자이크: X 염색체의 불활성화
7장 꼬여 있는 복합체: 히스톤과 뉴클레오솜
8장 핵 내부
9장 중간 정리
10장 생쥐, 인간, 그리고 돌연변이 유전자에 관해
11장 유전되느냐, 유전되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2장 세상의 창
13장 통제할 수 없는 질병, 암
14장 아름다운 엉덩이를 가진 솔리드 골드: RNA의 세계
15장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이론
책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