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명의 소설가가 1995년을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조선 총독부 건물 철거 공사, 태풍 제니스의 재난, 태풍 페이로 인한 씨프린스호 좌초,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 노태우 전두환 구속 수감, 경기여자기술학원 방화 사건, '윈도우95'의 출시… 여덟 명의 소설가들이 그 시간을 돌아보며 현재에 말을 건다.
김형주는 12월 3일 전두환이 수감되던 날, 라디오에서 그 소식을 들은 화자가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게 되는 고통을, 양진채는 경기여자기숙학원의 방화 사건으로 인해 평생 '불'에 갇히게 되는 '나'의 독백을, 이경희는 경복궁 안의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던 국립중앙박물관 철거를 맡게 된 인물을 통해 소시민의 역사 인식을 소설 속에 녹여냈다.
또 정태언은 G를 통해 오래전 사라진 주유소를 이정표로 고집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바라보면서 여러 기억들을 소환하고 있고, 조현은 1995년 태풍 페이 때 벌어진 사건 속 '나'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남자를 원투낚시로 끌어갔다. 진보경은 지금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누구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던 시대, 아무 거리낌 없이 성장가도를 질주하던 우리들의 그 시대를, PC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윈도우95'의 출시에 빗대어 그려냈다.
채현선은 단추라는 인물을 통해 세 이모들의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995년 어느 날을 복기하고 있고, 허택은 군부독재시대와 문민시대를 함께 지나온 '나'와 친구를 통해 1995년의 시대성을 묻고 있다.
책머리에
모두의 그날 김형주
베이비오일 양진채
철거 후 이경희
집합주유소 정태언
화성의 물고기를 낚는 경쾌한 낚시법 조현
구이의 시대 진보경
단추를 세다 채현선
1995년의 결 허택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칸소스테가」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리 오 정원』, 8인 테마소설집 『1995』가 있다.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5차’에 장편소설 『별들에게 물어봐』(『207마일』로 개제)를 연재했으며, ‘7인의 작가전 7차’에 네 편의 단편소설 모음 『이야기 해줄까』를 연재했다.
200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리브 앤 다이」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리브 앤 다이』 『몸의 소리들』 『대사증후군』, 5인 중편 소설집 『선택』, 8인 테마소설집 『1995』가 있다. 2017년 제22회 부산소설문학상, 2018년 제18회 부산작가상을 수상했다.
서울 출생. 한국외대 노어과와 동 대학원 졸업.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 취득. 200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두꺼비는 달빛 속으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무엇을 할 것인가』 『성벽 앞에서―소설가 G의 하루』 등과 산문집 『시베리아 이야기』가 있다. 2012년 대산창작기금, 2023년 아르코창작기금을 수혜했다. 2014년 사할린 레지던스 작가로 선정. 2019년 문학비단길작가상, 2021년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