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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덕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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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에서 전혜린까지, 읽고 쓰는 여자들의 수난사. 저자 김용언은 전혜린을 경유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읽기와 쓰기가 폄훼되어온 기나긴 역사를 파헤친다. 1920~30년대 ‘여류 작가’들이 글을 쓴다는 사실만으로 신기한 취급을 받으며 남성 평자들에게 멋대로 논평할 대상이 되곤 했던 풍경을 환기시키고, 1960년대 여학생 대상의 잡지에서 “지나치게 감상에 빠져서는 안 되지만 소녀다움을 잃어서도 안 되는” 이중규범을 발견한다.

걸출한 화가이자 문인이었던 나혜석조차 「이혼고백장」에서 가부장제를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격심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가족과 사회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채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 여성 작가는 작품이 아닌 ‘스캔들’로 소비되기 일쑤였다. 잡지 《신여성》에는 근대 최초의 여성 작가 김명순, 《신여자》 주간으로 활약했던 김원주 등 여성 문인들의 온갖 사생활과 뜬소문을 폭로하며 깎아내리는 코너 ‘색상자’가 있을 정도였다. 1930년대부터 등장한 강경애, 모윤숙, 최정희 등 ‘2세대 여류 문사’들은 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여류에 대한 편견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소녀 문단”, “여류라는 프레미엄”, “지나친 섬세 감각이라는 한계성” 등 이 시기 여성 문인들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범주화한 남성 지식인들의 언어를 자세히 살펴본다. 한국의 근현대를 관통하는 과거를 추적함으로써, 왜 소녀들은 전혜린의 글을 통해 여성의 시선과 목소리에 입문하지만 그것을 둘러싼 경멸과 비웃음을 이기지 못하고 ‘여류’를 벗어나려 애쓰게 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들어가며 전혜린은 ‘흑역사’인가

1 전혜린이라는 예외적 존재
2 한국을 탈출하려는 꿈
3 전근대 한국의 세계시민
4 전혜린은 ‘창작’하지 못했는가
5 수필이라는 퍼포먼스
6 신의주, 부산, 그리고 슈바빙
7 번역가 전혜린
8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
9 신여성에서 여학생까지, 소녀의 탄생
10 ‘소녀 감성’의 폄하
11 여류 작가 수난사
12 “불란서 시집을 읽는 고운 손”
13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

후기
참고문헌
전혜린 연보

첫문장
식민지 시기까지도 한국 땅에 전혜린 같은 유형의 인물은 존재할 수 없었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저자)
: 교실 맨 뒷자리, 펼쳐 세운 교과서 안에 전혜린의 책을 숨겨놓고 읽었다. 똑같은 교복, 꽉 짜인 시간표, 유독 여학생에게 엄격한 규범과 편견이 갑갑했던 기억. 그 시절의 문학소녀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다. 어쨌든 우리는 계속 읽고 쓸 것이므로.
오혜진 (문학평론가)
: 미문, 감상주의, 부르주아, 서구 동경, 소녀 취향…… 그 모든 오명과 흑역사의 알리바이들. 이 책은 여성들의 독서와 글쓰기를 평가절하해온 비평 기율들에 대한 다각적이고도 전면적인 반박이다. 이 책은 ‘문학소녀’가 더 이상 어떤 ‘미달태’의 상징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강변한다. 그리고 여성들의 읽기와 쓰기의 의미를 결정하고 구성하는 해석 투쟁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런 책이 우리 서재에 200권쯤 꽂혀 있게 되길 열렬히 바란다.
정여울 (작가,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KBS 「정여울의 도서관」 진행자)
: 사랑하는 대상에겐 왠지 편들고 싶은 마음, 편애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전혜린을 사랑하는 김용언의 마음에는 편애도 편파도 없다. 장점은 확실히 띄워주고 결점은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그는 세간에 알려진 전혜린에 대한 온갖 오해와 편견을 향해 반기를 들고 용감히 싸운다.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자유로운 거리 조절이 가능한 김용언의 단단한 내공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이 책 속에서 나는 전혜린과 김용언의 아름다운 투쟁의 하모니를 발견한다. 이 시대의 당당한 문학소녀 김용언을 통해 다시 태어난 전혜린은 더 이상 연약한 귀족적 취향의 창백한 지식인이 아니다. 너무 오랫동안 오해받아온 전혜린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부활한다. 여성의 자유로운 감수성을 억압하는 사회, 여성의 성취를 은근히 때로는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사회를 향해 오직 자신의 글쓰기로 투쟁한 예술의 전사로 다시 태어나는 전혜린은 그 어느 때보다도 눈부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7년 6월 29일자 '새로나온 책'
 - 한겨레 신문 2017년 6월 29일자
 - 동아일보 2017년 7월 1일자 '책의 향기'

최근작 :<서울리뷰오브북스 12호>,<악인의 서사>,<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 총 19종 (모두보기)
소개 :미스터리 전문지 《미스테리아》 편집장. 『여자에게 어울리는 장르, 추리소설』 『문학소녀』 『범죄소설』 등을 쓰고,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죽이는 책』 『코난 도일을 읽는 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영화 잡지 《키노》 《필름2.0》 《씨네21》, 장르문학 전문지 《판타스틱》, 서평 웹진 《프레시안 books》 등에서 일했다.

반비   
최근작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나의 미국 인문 기행>,<의존을 배우다>등 총 83종
대표분야 :한국사회비평/칼럼 16위 (브랜드 지수 12,48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