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종로점] 서가 단면도
(0)

느리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달팽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담은 그림책이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정록 시인이 경쾌한 플롯 속에 흐뭇한 달팽이 이야기를 녹여냈다.

달팽이 학교에서는 조금 천천히 나아가도, 자칫 실수해도 괜찮다. 달팽이들에겐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느린 덕분에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것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듣고, 기억할 수 있다.

독자는 느리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달팽이들의 모습을 통해 무심코 스쳐 가는 일상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서툴지만 세상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달팽이의 성장 이야기에 공감하며 용기와 무한한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

엄혜숙 (그림책 연구자, 평론가, 번역가, 《나의 즐거운 그림책 읽기》 저자, 작가)
: 보통 달팽이를 생각하면,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에 덧붙여 달팽이 학교를 떠올린다. 그 학교는 빨리 움직이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느릿느릿 움직이는 걸 배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더 많이 지각하고, 교장 선생님이 가장 늦는 게 아닐까.
시를 천천히 읽어 보면, ‘빨리 더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 사람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더 느리게!’ 더 느리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을 텐데, 우리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마치 운동 경기에 나간 선수들처럼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고 있다.
이 시는 무엇보다도 관찰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달팽이는 지나간 흔적을 남긴다. 바닥에 허연 흔적을 남긴다. 이것을 시인은 오줌으로, 똥으로 표현했다. 동작이 너무 느리기 때문에 화장실이 바로 옆인데도 오줌을 싸고, 화장실 가는 동안에 복도에다 그만 똥을 싸는 달팽이들. 그렇지만 모두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달팽이를 놀리거나 하지 않는다.
소풍 갈 때 김밥 싸는 데 사흘 걸리고, 소풍 갔다 돌아오는 데 일주일이나 걸리는 달팽이 학교. 날마다 초치기 분치기로 사는 우리네 사람들의 삶과 견주어 보면 그야말로 파라다이스가 아닐 수 없다. 가장 느릿느릿 움직이는 교장 선생님은 마침내 학교 근처로 이사까지 한다. 그런데 이삿짐 싸는데 시간이 한 달이나 걸려 이사할 집 모양마저 바뀌고 만다. 그래도 교장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마음이 느긋해지고 평화로워진다. 이렇게 느릿느릿 살아도 좋은데, 충분한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화가는 화면에 초록을 가득 담아 달팽이가 지닌 느림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달팽이의 속도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속도인 것을 초록 풀이며 나무, 빨강 노랑 보라 꽃들이 보여준다. 달팽이는 수염이 없지만, 의인화된 달팽이 교장 선생님은 수염이 있다. 이 수염을 보면, 어쩐지 정다워 보인다. 교장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모두 소풍에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보물찾기를 하는 순진무구한 분이다. 진짜 아이 같은 분이다.
그림책을 읽으니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이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교장 선생님이나 선생님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그런 세상. 누가 서툴러도 비웃지 않고 ‘저이는 저렇구나!’ 하고 인정하는 세상. 남보다 빠른 게 칭찬받는 게 아니라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속도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소수자가 절대 소외되지 않는 세상. 그림책 《달팽이 학교》를 보며 든 생각이었다. 느려도 달팽이는 자기 길을 가고, 자기답게 산다. 이 그림을 읽는 독자도 한숨 돌리며 느리게 사는 삶을 배웠으면 좋겠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7년 8월 17일자

수상 :2017년 박재삼문학상, 2001년 김수영문학상
최근작 :<주리 작가 그림책 세트 - 전6권>,<2024 누리과정 의사소통 필독서 세트 - 전4권>,<이정록 시인 동시 그림책 세트 - 전3권> … 총 96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 … 총 69종 (모두보기)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