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내 친구 43권. 자신이 어린아이였을 때를 잘 기억하는 꾸밈없는 글과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이 어우러진 편안한 작품이다. 연이의 하루를 따라가며 그때 그 마음 그대로를 보여 주는 그림은 임소연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어느 날 문득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보낸 시간이 떠올라 한 장면 한 장면 기억을 더듬어 그렸는데, 그 그림이 중학교 은사인 류재수 작가의 눈에 띄어 책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글 저자, 그림 저자 모두 다시 한번 그날의 망설임과 즐거움에 젖어들어 행복하게 작업했다.
나무의 초록이 살짝 녹아든 파란 수면, 부서지는 하얀 물보라. 여름 수영장의 계절감은 더할 나위 없이 청량하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부드럽게 감겨드는 물결의 리듬, 물속으로 투과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질감. 그지없이 맑고 밝은 이 책은 숙련된 데생, 파스텔과 크레용, 수채화 기법이 조화를 이루며 기분 좋은 상쾌함을 한껏 드러낸다. 마치 바로 우리 눈앞에 연이가 있는 듯 자연스러운 묘사와 지금 수영장에 있는 듯 투명한 물색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면서 그날의 기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얼마 전에야 감장바위로 살아도, 깜장바위로 살아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어요. 여기저기 깨지고 닳아 쪼그만 돌멩이가 되어도 괜찮다는 것도요. “여러분, 다 다 괜찮아요.” 이제까지 그림책 《다시는 낚시 안 해》,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초능력》, 《빛방울이 반짝반짝》, 《상자 세상》,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 등을 썼어요.
조소과를 졸업하고, 벽화와 영화 스토리 보드 작업 등을 했습니다. 집 앞, 큰길, 놀이터, 우리 동네 그리고 그 길에서 맞은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그 길을 걸으며 보낸 시간들을 다시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 모두 자기가 사는 곳에서 작은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계절과 자연을 실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린 책으로 《수영장에 간 날》, 《나머지 학교》, 《마음이 자라는 소리》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