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내 친구 45권. 안데르센이 유럽에 전해 오던 민담을 바탕으로 공들여 창작한 작품이며 안데르센의 문학사적 의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다. 엘리사 공주와 열한 마리 백조의 파란만장한 곡절, 고통을 묵묵히 참아 내며 끝내 승화하는 진정한 사랑,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 낭만적이고 유려한 문장이 시공간을 넘어 오늘날에도 새롭게 다가와 읽힌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그림 작가인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은 독특한 여운을 더한다. 연필과 색연필의 부드러움, 따뜻한 종이 질감이 조화된 서정성은 특유의 투명함으로 <백조 왕자>의 아름다움에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1971년 폴란드 스웁스크에서 태어났다. 포즈난 미술 아카데미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프랑스에 정착했다. 2002년 부산 비엔날레에 설치 작품이 초대되었고, 프랑스 쉘, 베를린 플라포름 갤러리, 파리 퍼블릭 갤러리 등에서 전시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후, 그림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린 책으로는 『빨간 모자』, 『백조 왕자』, 『꽃들의 말』, 『세상에서 하나뿐인 큰둥이 작은둥이』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크라쿠프의 야기엘로인스키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포즈난의 아담 미츠키에비치 대학교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시각디자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림책 기획자, 연구자,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안제이 사프코프스키의 〈위쳐〉 시리즈, 《파란 막대‧파란 상자》 《잃어버린 영혼》 《생각하는 건축》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 《꿀벌》 《나무》 등의 폴란드 책들 우리 말로 옮겼다.
이지원 (옮긴이)의 말
《백조 왕자》는 1838년에 발간된 안데르센의 두 번째 동화집에 수록된 작품으로 원제는 〈야생의 백조들 De vilde svaner〉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안데르센의 전작을 통틀어 가장 이상적인 여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어여쁘고 고운 막내 엘리사 공주는 혼자서 외로움을 이겨 내며 자연에서 교훈을 배우고 해내야 하는 일을 위해 굳은 마음으로 아픔도 무서움도 참아 냅니다.
호수와 숲이 가득한 시골에서 태어난 요안나 콘세이요는 어릴 적부터 이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는 듯한 빛바랜 종이에 연필과 색연필로 부드럽게 그린 따뜻하고 예쁜 그림들이 엘리사 공주의 모험을 숨죽여 따라가는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