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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성대.부경대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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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어린이 32권. 농부의 마음으로 시를 쓰는 서정홍 시인의 동시집이다. 땅에서 자연의 도움을 받아 소중하게 기른 작물이 밥상에서 사람 목숨을 살리듯, 시인은 시 예순아홉 편을 써 내려 가며 각박한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희망의 숨결을 불어 넣었다.
이 동시집에는 가난하고, 공부를 못하고,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 주인공들은 힘들고 분하고 섭섭한 마음을 그대로 부둥켜안고만 있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식구들이 함께 있어 ‘오늘도 맑음’이라고 하고, 혼자 있더라도 바람과 새와 풀벌레가 있어 ‘혼자가 아니다’라고 한다. 분한 마음을 공책에 한가득 적는가 하면, 화가 치밀 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마음을 달래 본다. 때로는 공부만 하지 말고 밖에 나가 신나게 놀라고 잔소리하는 어른의 말에 귀 기울이기도 한다. 서정홍 시인은 아이들마다 겪고 있는 성장통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준다. 이 동시집을 통해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의 마음이 살길을 열어 주고자 한다. 시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자기 마음을 둘 데 없어, 사이버 세상과 온갖 현란한 상품에 마음을 쏟고 있는 아이들이 턱 막힌 숨을 틔우고 마음을 돌보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하는 글 다시 아이가 되어 _주중식 : 이 동시집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가족과 이웃,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가 푸근하고 따스합니다. “아이들은 놀려고 세상에 태어났어.”라고 말하는 산골 농부 서정홍 시인은 아이들 편에 서서, 가난하고 힘들지만 정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온몸으로 사랑하는 시인이 아닐까요? 이 동시집에 담아낸, 사람 사는 세상으로 우리 함께 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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