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청소년 51명이 찍은 62점의 사진이 실려 있다.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사진을 배운 기간들도 다르다. 각기 기초, 심화, 특별 심화 과정을 거치면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카메라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를 작품과 짧은 글로 수록했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카메라 기술을 배워가고, 사진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우리글이 서툴러서 표현이 어색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과 짧은 글들을 읽어내려 가면, 그들이 카메라를 통해서 본 세상과 속생각들이 가감 없이 잘 드러나 있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때로는 당차게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너피스>가 주는 색다른 의미이고, 감동이다.
한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젊은 부부의 오붓한 시간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찍고, 글을 적은 다문화 청소년이 있습니다.
그에게 사진은 무엇일까요?
그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작가는 무심하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다정하게 유모차를 밀고 있는 아빠,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엄마,
편하게 세상 구경을 하는 아이”가
작가는 이 장면을 전시장 안과 밖이 대비되도록 찍고, 덧붙입니다.
“가족의 다정한 모습이 환한 전시장 안쪽을
더 밝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고 있어.
반면에 사람 한 명 없이 어두운 바깥쪽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들지.”
좀 더 강렬한 음영의 대비가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스치듯 지나갈 수 있었던 장면을 놓치지 않고,
그야말로 ‘결정적 순간’을 담듯이, 그 장면을 고스란히 포착했습니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자신의 속생각을 드러냅니다.
“너는 어느 쪽 길로 가고 있니?
아니, 어느 쪽 길로 가고 싶었니?”
한 장의 사진과, 아홉 줄의 짧은 글을
읽으며, 사진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인클로버재단이 다문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진 교육을 시작한 지 벌써 다섯해입니다.
이 사진과 짧은 글이 이 사업의 목적과 성과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세현 사진가가 추천사에서 적고 있는 것처럼, “사진 교육을 통해서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사진을 통해서 다문화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더욱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해야 될 겁니다. 이 작품의 작가가 되뇌이듯 말한 것처럼.
“너는 어느 쪽 길로 가고 있니?
아니, 어느 쪽 길로 가고 싶었니?”
단일 민족 정서가 강한 우리 땅에서 다문화 청소년으로 살아가는 게 어떨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되고, 스스로 주눅이 들기도 했을지도 모릅니다. 전시장을 찾은 젊은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아 형성기에 있는 여느 청소년처럼 어느 쪽 길로 가야 할지, 고민도 많을 겁니다. 그런 고민과 속마음이 이 한 장의 사진과 아홉 줄의 짧은 글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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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너피스>는 다문화 청소년 51명이 찍은 62점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사진을 배운 기간들도 다릅니다. 각기 기초, 심화, 특별 심화 과정을 거치면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카메라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를 작품과 짧은 글로 수록했습니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카메라 기술을 배워가고, 사진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글이 서툴러서 표현이 어색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과 짧은 글들을 읽어내려 가면, 그들이 카메라를 통해서 본 세상과 속생각들이 가감 없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때로는 당차게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이너피스>가 주는 색다른 의미이고, 감동입니다.
이 <이너피스>의 의미를 적확하게 본 이는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입니다. 다문화 청소년의 사진과 글들이 남달랐을 겁니다. 그는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보고, 글을 읽고는 “ 아이들 각자가 겪는 어려움과 삶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 모든 것을 다 잊고, 오직 카메라 하나에만 집중해 자신의 생각과 꿈을” 실현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책 <이너피스>는 사진의 힘, 우리 다문화 청소년과 가족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