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 : 공희준은 한국 사회의 핵심 모순을 강남 대 강북의 구도로 파악한다. 그에게 강남이란 특정 역이라기보다는 한국의 계급사회를 나타내는 상징적 은유이다. 판검사의 자식들이 판검사가 되고, 정규직 노조원의 자식들만 정규직이 되며, 공무원의 자식들만 공무원이 되는 기막힌 현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그 반대말인 강북은 흙수저들의 고단하고 절박한 삶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최광웅 : 『체 게바라 평전』을 펼쳐 놓고 값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강남좌파는 결코 서민의 편이 아니다. 2015년 현재 국세청에 연말정산을 신청한 강남3구 주민들이 납부한 소득세는 전 국민의 13.9퍼센트였다. 하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비중은 고작 3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보다 두 배 가까운(5.8퍼센트) 주민들이 모여 사는 강북8구(성북·강북·도봉·노원·동대문·중랑·성동·광진)에서 걷히는 소득세는 겨우 3.4퍼센트에 그쳤다. 강북8구는 근로소득 평균이 4000만 원 안팎이지만 강남3구는 10억 원 가까이 이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