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점] 서가 단면도
(0)

이 책이 기존의 답사기와 구별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답사의 대상, 즉 작품 자체의 파격적인 미(美)에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의 표준이나 관습적 형식을 벗어나 뭔가 넘쳐 보이거나 부족해 보이는 작품, 독특하고 개성적인 감각을 간직한 작품들을 또 다른 잣대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관촉사 은진미륵은 한편으로는 ‘타락한 괴물’로까지 폄훼되기도 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새로운 조각 전통의 탄생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보신각종 역시 성덕대왕신종으로 대표되는 한국 종의 위대한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 있으며, 고려 말에 제작된 매우 장식적인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불국사의 단아한 석가탑과는 전혀 다른 미감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처럼 서로 다른 예술관, 가치관, 미적 취향이 경쟁하는 작품들을 선택해 독자들에게 가치의 교차로, 취향의 갈림길에 서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 한 가지, 이 책이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저자의 독특한 비교 방법에 숨어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탁월한 감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우뚝 선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국립현대미술관 중앙에 버티고 선 백남준의 비디오탑 <다다익선>을 연결 짓는다. 통상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장식적이다’라는 말을 뒤집어 미술의 역사가 장식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클림트의 그림과 백제 시대 우아한 은제 관꾸미개를 이어 붙인다.

이처럼 저자가 책의 곳곳에 숨겨 놓은 흥미로운 주제와 방법론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은 단순한 답사기가 아니라 인문학의 드넓은 바다에 이르게 하는 길잡이로 읽힐 것이다.

: 이 책은 우리 시대의 희망인 인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더구나 경쾌하게 시작하여 재미있다가도 때로 심오하고 때로 광대하다. 천불천탑으로 잘 알려진 운주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은 지금까지 나온 운주사에 관한 수백 편의 저술을 한꺼번에 꿰어놓고 말았다. 저자의 이런 역량은 이 책 전편에 흐르는 미덕이다. 읽고 나면 그에 대한 모든 지식을 섭렵한 것과도 같은 충만감에 사로잡히고 만다. 또한 인왕산 아래 서촌 수성동 계곡을 거닐며 비 온 날의 인왕산 풍경을 그린 18세기 거장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보며 ‘그림 같은 풍경’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풍경 같은 그림’ 속에서 헤매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것이다. 어디 그뿐일까. 탑이 며 건축, 불상, 백자와 당초문은 물론, 폐허가 된 절터에 이르기까지 그를 따라다니면 넓고 깊고 재미있는 즐거움을 흠뻑 누릴 것이다.
그 비밀은 비교 방법에 숨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중앙에 버티고 선 백남준의 비디오탑 <다다익선>과 국립중앙박물관 회랑에 천장을 뚫을 듯 치솟은 ‘경천사지석탑’을 연결 짓는 탁월한 감각 말이다. 이 책을 손에 든 순간 당신은 기왕의 답사 책과는 전혀 다른 눈길로 본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설렘에 몸서리칠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7년 8월 5일자 '새로 나왔어요'

최근작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 : 문학예술편 8>,<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 : 문학예술편 7>,<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 : 문학예술편 4>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학사, 홍익대학교 석사 및 박사
논저: 『북으로 간 미술사가와 미술비평가들-월북미술인 연구』 (2018), 『미술사입문자를 위한 대화』(공저)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