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카카오, 바나나, 사탕수수 등 남반구 농민이 생산하고 북반구 소비자가 소비하는 상품작물의 공급 사슬을 다룬다. 농업과 식품 제조업, 그리고 유통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관계가 동등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점점 농 식품 공급사슬에서의 권력은 공급 쪽에서 구매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농민보다는 식품 가공업체가, 식품 제조․가공업체보다는 유통․소매업체가 더 큰 힘을 갖는다. 그 때문에 ‘가격 후려치기’와 같은 불평등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공정무역의 원칙이 모든 농산물, 모든 교역의 영역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농업사슬의 비용 투명성 제고, 선진국 경쟁 정책 쇄신, 불공정 거래 관행 저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법 집행 체계 구축을 제안한다.
최근작 :<협동조합 키워드 작은 사전>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아름다운커피에서 생산자파트너십 팀장과 사무처장을 지냈다.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 HEC 비즈니스 스쿨에서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옮긴 책으로 《협동조합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2017) 가 있다.
따비
최근작 :<밥 먹으러 일본 여행> ,<부리와 날개를 가진 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꽃과 나무,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등 총 116종
대표분야 :음식 이야기 2위 (브랜드 지수 50,315점), 교육학 16위 (브랜드 지수 46,782점)
추천도서 :<실용 커피 서적> 저자는 커피 덕질이 얼마나 피곤한지 투덜대는데, 꼭 자식 흉보며 자랑하는 부모 같다. 커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할 때는 한없이 담대하고, 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인지 말할 때는 한없이 조심스럽다. 중학교 때부터 커피를 마셔온, 최전선의 커피인들과 교류해온 15년 역사가 만든 태도일 것이라 믿음이 간다. 한 가지 부작용은, 저자를 따라 이런저런 커피 기구를 사들이고 싶어진다는 것.
- 편집장 신수진
음식인문학 출판사 도서출판 따비에서 ‘따비 스터디’ 시리즈를 출간한다. 점점 세계화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먹거리의 생산, 유통, 소비 체계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연구자와 활동가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그 첫 책은 커피, 카카오, 바나나, 사탕수수 등 남반구 농민이 생산하고 북반구 소비자가 소비하는 상품작물의 공급사슬을 다루고 있는 《누가 농민의 몫을 빼앗아가는가 ― 농업 공급사슬의 권력 집중과 불공정 거래 관행 연구》다. 프랑스의 연구기관 ‘르 바지크’(시민을 위한 사회영향 연구소Bureau d’nalyse Sociétale pour une Information Citoyenne)에서 2014년에 낸 보고서를, 한국 공정무역의 대표주자 ‘아름다운커피’의 전․현직 사무처장 김진환과 한수정이 번역했다.
농업과 식품 제조업, 그리고 유통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관계가 동등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때로는 독점적인 공급자가 자신의 상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매업체와 소비자에게 권력을 행사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점점 농식품 공급사슬에서의 권력은 공급 쪽에서 구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농민보다는 식품 가공업체가, 식품 제조․가공업체보다는 유통․소매업체가 더 큰 힘을 갖는다. 생산에서 유통까지의 수직 통합, 인수 합병으로 인한 덩치 불리기, 소매 체인의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 같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소수의 기업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그 원인이다.
초점은 ‘공급자가 제공하는 것’에서 ‘구매자가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농민은 더 이상 먼저 생산하고 나서 시장을 찾아나서지 않는다. 대신, 공급사슬을 통제하는 이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결정하고, 이런 제품을 수급하는 데 필요한 공급사슬을 설계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권력 집중이 가능한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와 같은 권력 집중 때문에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각 부문의 실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전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 올리비에 드 슈터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가격 후려치기 경쟁’을 부추깁니다. 농장 노동자의 임금은 더 낮아지고 농산물을 공급하는 개별 생산자가 받아야 하는 납품가도 낮아집니다. 대규모 농산물 구매업체는 압도적인 구매자 권력(buyer power)을 토대로 농민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판매 물량의 증가로 생기는 농민의 비용 절감액을 고려해 시장가 대비 할인을 받아내거나, 가축 등급 분류와 상품의 진열장 진열, 홍보 등 보통은 구매업체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생산자에게 떠넘기는 식입니다. 이런 대규모 구매업체들이 우월한 구매자 권력으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소매업체는 이런 구매업체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그 혜택을 함께 누리기를 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장의 전방(downstream)에서 상대적인 특권을 갖고 있는 우세한 구매업체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보다 큰 규모의 농산업체가 구매 시장과 판매 시장 모두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격 후려치기’는 그저 거래 당사자 간의 불평등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다양한 업종과 지역의 소농과 노동자의 생계 불안과 아동 노동, 불안정 고용, 환경 파괴까지 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권력 관행과 불공정 거래 관행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공정무역 운동은 농민과 노동자 조직을 지원해 권력의 균형을 촉진하는 좋은 대안이다. 이 책은 공정무역의 원칙이 모든 농산물, 모든 교역의 영역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농업사슬의 비용 투명성 제고, 선진국 경쟁 정책 쇄신, 불공정 거래 관행 저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법 집행 체계 구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