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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롯데월드타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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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중기에 살았던 맹자는 공자의 인, 의를 강조하면서 왕도정치를 주장한 철학자이자 정치가이다. 유교사상을 완성한 맹자의 신념과 철학이 담긴 <맹자>는 유가 철학의 추상적인 이론서가 아니라 실용적인 정치사상서로 한대와 송대를 거치면서 유학의 경전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맹자>는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법에 대해 말한다. 나아가 새로운 문명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서로의 이익만 탐하는 체제나 문명 전체를 상대로 한 담론이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건강한 세상, 아름다운 문명을 만들어가자는 위대한 인문 운동이다.

방송작가이자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 박경덕은 맹자가 전해 준 깊고 공감가는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도올이 쉽게 풀어 쓴 원문 해설과 함께<맹자>의 지혜를 따라쓸 수 있게 해 <맹자>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입문서로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작 :<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지금, 혼자라면 맹자를 만나라>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반짝반짝 우리 문화유산 그림책>,<도올만화맹자 1>,<나이테 기행> … 총 11종 (모두보기)
소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미술 감독 및 연출가로 활동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나이테 기행》,《마술피리》,《도올 만화 맹자》(공저)가 있으며, 근래에는 우리 역사와 회화에 대해 공부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 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작 :<도올 주역 계사전>,<개벽사상과 종교공부>,<단 한 권으로 읽는 논어·역경> … 총 108종 (모두보기)
소개 :

김용옥 의 말
『맹자』는 인간됨의 출발이다. 사람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맹자』라는 서물(書物)에 담겨 있는 맹자의 생각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맹자』라는 책을 읽어서 얻게 되는 ‘지식’이 아니다. ‘나’라는 인간을 곰곰이 돌이켜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최소한의 공통감(共通感), 뭐 그런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 안에서 스스로, 저절로 발현되는 것이다. 별 생각 없이 푸른 벌판을 아장아장 거니는 아기도 돌멩이나 썩은 나무 조각보다는 꽃이나 나비와 같은 생명체의 정교함에 더 호기심을 보이거나, 그것을 더 귀하게 여기는 성향이 있다. 생명을 사랑하는 본능이 인간의 염색체에 내재하며, 결국 인간은 그러한 감정을 통해서 고귀하게 된다는 것을 설파한 생물학자 윌슨의 ‘바이오필리아’도 아마 그 같은 인간의 조건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감정을 확충해나가면 저기 저 북한산에 우뚝 서 있는 인수봉 바위도 결코 생명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내가 인수봉을 느끼고, 인수봉이 나를 느끼는 느낌의 홍류 속에 우리가 말하는 ‘도덕’이라는 것이 있다. 하물며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가는 느낌이야 새삼 말해 무엇하랴!
도덕이란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기 위해 만든 규범윤리가 아니다. 도덕은 인간이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이며, 그것은 전 우주 생명과의 일체감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도덕이야말로 동아시아 문명이 서구 문명을 리드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이며, 그것은 정신 가치로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물질적 생존의 기본 구조를 이룬다. 우리는 도덕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잘 살 수 있다. 맹자가 말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의 도덕이야말로 중국 문명이 21세기 인류 역사를 선도해 나가는 기준이 되어야 하며, 조선 민족이 통일조국을 창조하여 인류에게 희망을 던지는 횃불의 연료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박경덕은 내 주변 사람들이 흔히 ‘자용선생(子庸先生)’이라 부른다. ‘선생’이란 무협소설에 나오는 ‘와룡선생’을 일컫는 기분으로 부르는 애칭이고, ‘자’는 내 제자라서 붙는 접두사고 ‘용’은 그가 『중용(中庸)』을 사랑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자용선생은 MBC 전성시기에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싱글벙글 쇼>에서 매일 강석과 김혜영의 유쾌한 입심을 통하여 쏟아진 언어의 주인공이다. 그 시시콜콜한 각 방면의 코믹하고도 신랄한 언어들을 23년 동안 혼자 골방에서 주조해낸 마술사가 바로 자용선생인 것이다. 그 자용선생이 요즈음 동양고전에 푹 삶아져서 말랑말랑 익어가고 있다. 그 첫 성(聲)으로 내놓은 작품이 바로 『맹자』를 주제로 한 이 책이다. 방송계에서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그의 교육을 받았거나 직·간접으로 그와 연이 안 닿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의 섬세한 표현력과 연출력은 사계의 고전이다. 그의 마법 같은 손에서 펼쳐지는 동방고전의 세계가 우리나라 정치·사회·경제·예술 등 모든 분야에 새로운 심미안과 생명력과 도덕성을 부여해줄 것을 확신하며 격려와 추천의 간곡한 마음을 여기 담는다.
- 한선(寒蟬)이 처절하게 울어대는 이 밤, 낙산 천산재에서
박경덕 (지은이)의 말
세상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2014년 10월, 중국 지린 성 연변대학교에서 강의하시던 도올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연변대학교 초청으로 한 학기 동안 학부, 대학원, 교수를 대상으로 세 개의 강의를 하고 계셨다. 중국어로 진행하는 강의는, 한국에서도 늘 그랬듯이 강의실을 뜨겁게 달구며 학생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겼다. 안내를 해준 대학원 조교는 강의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열정적인 선생님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매번 충격 그 자체라고 했다. 도올 선생님은 강의로 바쁜 일정임에도 열흘간의 10월 연휴에 맞추어 역사 속 고구려의 실체를 확인하는 ‘고구려 기행’을 기획하셨다. 그 답사팀에 합류하는 행운을 얻어, 우리 민족의 시원(始原)인 만주 벌판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고구려의 첫 수도인 졸본성(『위서(魏書)』에는 ‘흘승골성’으로 되어 있다)을 찾았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신화처럼 소개된 “안개 걷히니 홀연히 세워졌다”는 흘승골성(紇升骨城)은 랴오닝 성 환인의 오녀산에 세워졌다. 아침 햇살에 찬연하게 빛나는 흘승골성의 모습과 규모를 확인한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구려 건국을 고대사의 신화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화가 아니었다. 실제였다. 두 번째 수도였던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 현의 국내성에서 만난 광개토왕비는 사진 속 광개토왕비가 아니었다. 앞에 서니 그 장엄함에 숨이 막혀왔다. 장대한 광개토대왕 능과 아들 장수왕 능에서 고구려의 배포와 힘을 보았다. 촬영이 금지된 지안박물관[集安博物?, 중국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물의 대부분이 이곳에 소장되어 있다] 고구려 유물들의 섬세함과 화려함은 백제 이상이었고, 1만 2,000여 기에 이르는 고구려 고분은 제국의 거대한 역사를 말하고 있었다.
유적지에서 선생님의 설명으로 만나는 고구려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한반도와 만주의 광대한 영토에 고구려가 제국을 이루고 우뚝 서 있었던 시절, 중국은 위진남북조시대를 거치며 크고 작은 국가들로 지리멸렬했다. 짧게는 20년, 길게 쳐도 백 년을 넘긴 국가가 없었다. 대륙의 저들은 하루살이처럼 오가는 ‘변수’였지만, 고구려 제국은 700년을 변함없이 버티고 서 있는 ‘항수’였다. 중국을 힘겹게 통일한 수양제(隋煬帝)와 당태종(唐太宗)이 사력을 다해 고구려를 치려고 나선 까닭이다. 고구려와 만나며 경험한 또 다른 충격이 있다. 국내성의 배후성인 환도산성(丸都山城)을 찾았을 때다. 산성을 감싸고 도는 웅장한 산세, 그 앞을 흐르는 압록강 지류인 통구하, 그리고 그 사이 평야에 펼쳐진 거대한 규모의 고분군을 마주한 순간, 대장부의 기상과 숨결이 느껴졌다.
닷새간의 고구려 기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선생님은 일행들에게 소감을 물으셨다. 고구려에서 맹자의 대장부를 보고 느꼈다는 것을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맹자는 전국시대 추(鄒)나라 사람이지 중국 사람이 아니다. 맹자는 대장부, 인종과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꿈꾸는 인간다운 인간을 말했다. 맹자는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며 살아가는 왕도의 국가를 말했다. 역사 속 패도의 중국 왕조를 말하지 않았다. 700년 제국을 이루면서도 지리멸렬했던 대륙을 탐내지 않았던 고구려다. 패도를 추구한 제국이 아니라, 왕도의 제국이었다. 고구려 기행을 통해 보고 느낀 고구려의 기상에서, 대장부를 떠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고구려 제국이 끝나고 신라 발해의 남북조시대를 거쳐 고려를 지나며 조선에 이르는 동안 영토는 잔뜩 쪼그라들고 말았지만, 대장부의 기개와 기상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조선의 밑그림을 설계한 정도전의 힘은 『맹자』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조선의 선비들은 ‘인에 거하며, 예에 처하며, 의의 길을 걷는 대장부’를 꿈꾸었다. 그들의 그런 기개와 삶의 태도가 조선을 500년이나 이어가게 한 힘 중 하나였다. 근대사와 현대사의 수많은 질곡 가운데서도 나라가 위태로울 때면 분연히 일어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한 수많은 의인이 끊임없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동학혁명, 4.19 혁명, 6.10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등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며 살아가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세상을 만들자는 대장부의 꿈은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상식과 행동을 만들어왔다.
도올 선생님은 『맹자』 강의를 통해 책 속에 글자로 박제돼 있던 맹자에 피를 수혈하고 영혼을 불어넣으셨다. 『맹자』가 죽은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말로 다가왔다. 맹자가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셨다. 정수리를 치고 오는 맹자의 말씀에 가슴이 끓어올랐다. 맹자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졌다.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미완의 거친 글이지만, 이 책이 『맹자』를 처음 만나는 입문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