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문화콘텐츠학부 이복규 교수는 전북 익산군(현 익산시) 춘포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살다 간 이춘기(1906~1991)의 30년 일기(1961~1990)에 대해 분석한 논문을 11월 18일(토) 서울 고궁박물관에 열린 무형문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다.
이 교수는 이 발표에서, 부인이 발병한 때부터 자신이 죽기 직전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적은 일기를 읽고 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를 금쪽 같이 살다 가신 분의 눈길을 따라 1961년부터 1990년까지30년의 세월을 여행하고 나니, 마치 또 하나의 인생을 살아낸 것만 같았습니다." 3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 일기는 시대의 상세한 기록으로 문화 콘텐츠적인 의의가 가득해 학지사에서 <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라는 제목으로,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여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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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7년 1월 3일자
이춘기 일기에 담은 익산 30년의 생생한 체험이 책으로 출간되다!
서경대 문화콘텐츠학부 이복규 교수는 전북 익산군(현 익산시) 춘포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살다 간 이춘기(1906~1991)의 30년 일기(1961~1990)에 대해 분석한 논문을 11월 18일(토) 서울 고궁박물관에 열린 무형문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다.
이 교수는 이 발표에서, 부인이 발병한 때부터 자신이 죽기 직전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적은 일기를 읽고 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를 금쪽 같이 살다 가신 분의 눈길을 따라 1961년부터 1990년까지30년의 세월을 여행하고 나니, 마치 또 하나의 인생을 살아낸 것만 같았습니다.”
3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 일기는 시대의 상세한 기록으로 문화 콘텐츠적인 의의가 가득해 학지사에서 『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라는 제목으로,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여 출간하였다.
하루도 빼 놓지 않고 자신의 삶을 적은 기록정신과 삶에 대한 긍정의 정신이 가득한 이춘기의 일기는 병든 아내가 죽기까지, 당사자와 간호하는 가족의 심리 변화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내가 4개월 여의 투병 끝에, 목련꽃 피던 계절에 세상을 떠나자 찾아온 그리움과 남겨진 아들 양육의 부담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노년에 이르러 독거노인이 되어 지내는 어려움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어 노인을 이해하는 데도 긴요하다.
* 이춘기 일기의 역사적 가치
1. 30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세시풍속 변화상
세배 문화, 정월대보름의 공동체 의례, 여러 교회 연합으로 가졌던 꽃주일(어린이주일)과 성탄절의 새벽송, 만경강 지역에서만 있었던 단오 무렵의 모래찜 풍습 등에 대한 기록이 자세합니다. 사전에 나오지 않는 익산지역의 속담, 관용표현, 방언도 흥미롭습니다.
찌크린다, 얼짐에, 봉창, 여의살이, 뒷서들이, 생내기 등의 전북 지역의 방언이 담겨있습니다. 이 지역의 속담도 나옵니다. 원두 첨지 3년에 문상꾼 떨어진다, 중이 장판에 가서 화나는 이치, 캐놓은 재내가 먹는 재내보다 낫다, 메기가 아가리 크다고 더 먹나?, 떼 꿩에 매 놓아서 두리번거린다, 촌닭 관청에 간 것 같다, 오뉴월 보리 단술 변하듯, 천둥에 개 뛰어들듯이,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기, 쥐 소금 먹듯이, 호랑이 새끼 치게 생겼다, 처녀는 총각 구덕, 물 묻은 바가지 깨 들어붙듯 등입니다.
2. 3.1 운동 및 6.25에 대한 상세한 회고담
역사적 사건 앞에서 개인이 어떻게 관련되었으며 느끼고 반응하며 해석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역사를 복원하는 데 긴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가계부처럼 일기에 수입과 지출 사항을 자세히 적고 있어, 물가의 변동도 알 수 있게 하며(1962년 백미 1가마 1770원, 5:1이었던 1961년 당시 남녀 품삯의 차이, 1969년 8월 택시기본요금 60원 등), 통행금지, 완행열차, 전보와 편지에 의존하던 문화, 물 길어다 먹기, 땔나무 걱정, 양식 걱정을 하던 시절 등 지금은 거의 사라진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생산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적고 유통업자들만 좋은 일 시키는 유통구조의 문제는 여전하다는 점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