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리사 앨더와 한때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프랑스의 화가 프랑수아즈 질로가 여성으로서의 그들의 삶, 그리고 문화예술 전반에 관해 나눈 대화를 한데 엮어 펴낸 책이다. 파리에 있는 질로의 미술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곤 했던 두 예술가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는 다만 오랜 우정에서 비롯된 쾌활한 의도로 테이프에 녹음되었다가 곧 책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어져 탄생한 대화집이다.
두 여인의 이야기는 각자의 어린 시절 가정환경부터 시작해 개인적인 인생사로 흐른다. 하지만 여기에는 20세기의, 그리고 현재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방대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이 실려 있다. 이것은 문학과 예술과 패션이라는 흥미로운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본, 여자들의 삶에 대한 놀라운 담론으로 확장된다.
질로에 의하면 모든 여자들은 라콩투즈, 즉 타고난 이야기꾼이고 경청자이다. 그러나 친밀한 관계에서만 참여가 허락될 그들의 진솔한 대화를 외부인이 듣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자들의 사회》는 여인들의 그러한 내밀한 대화를 독자로 하여금 엿듣게 해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살롱에 초대되어 연신 고개를 끄덕여가며 두 예술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서문
1. 전쟁의 방
2. 버지니아 클럽
3. 레이스를 품은 전쟁
4. 윗대 여인들
5. 리틀 블랙 드레스
6. 흰옷을 입은 예식들
7. 영국의 푸르고 평화로운 들판
8. 중용
옮긴이의 말
인물 설명
노지양 (옮긴이)의 말
내 상상 속에서는 이 지적이고 창의적인 두 여인이 마치 미술관의 야외 정원이나 프랑수아즈의 작업실에서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놓고 길고 긴 대화를 나누는 듯하고, 우리는 그 대화를 엿듣는 호사를 누리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또한 자서전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보다 더 편안하고 느긋한 자세로 질로의 어린 시절과 피카소 이후 그녀의 삶과 프랑스 패션의 변천사를 듣고, 리사 앨더의 소설 창작 과정과 미국 남부의 여성들과 미국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접한다. 마치 누군가의 살롱에 초대받아 앉아 있거나 TV의 대담을 시청하듯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는다. (…)
프랑수아즈가 말한 대로 여성은 타고난 이야기꾼이고 경청자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삶에서 긍정적인 면을 끌어내고, 상처를 치유하며, 꿈을 다시 찾곤 한다. 나는 가끔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우리 사이에 오간 이야기들을 오후의 수다로만 흘려보내기에는 그것이 너무나 아깝고 소중하게 느껴져서 내 일기에 대화체 그대로 적어놓기도 했었다. 그것만으로도 한 편의 훌륭한 에세이가 되고, 소설의 한 장면이 될 듯했다.
우리는 남성 예술가의 그림자에 가려져 뮤즈나 조력자로만 그려졌거나, 묵묵히 자기 길을 걸으면서도 자기를 드러내지 않았던 여성 예술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더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인생의 이야기 또한 꼼꼼히 기록하여 영감을 찾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나 우리 다음 세대에게 다시 들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