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헌 : 채수정 교수의 단가 교육 교재가 발간되었다. 기왕의 단가집은 여러 종류가 발간된 바 있지만, 대체로 단가를 모아놓은 자료집의 성격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반해 채 교수는 현재 불리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단가를 선정하여 해설을 붙이고, 사설에는 꼼꼼하게 주석을 붙여 제대로의 단가를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특히 이를 현대어로 옮겨놓아, 기왕의 단가들이 한문 투로 되어 있어 그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분위기로만 전승되던 폐단을 없애고자 하였다. 이 현대어로 옮겨놓은 사설은 그 자체를 단가로 불러도 괜찮을 만큼 잘 다듬어져 있어, 이 시대의 단가로 정착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단가집은 본래 교육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전적 채보 방식인 정간보와 현대적 채보 방식인 오선보를 같이 수록함으로써 교육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다. 정간보와 오선보의 두 가지 방식을 같이 붙인 것은 채 교수의 음악에 대한 깊은 혜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간보는 연주나 연창의 자유로움이라는 우리 민속음악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사제간의 전승 틀을 형성할 수 있게 하였다.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장하는 채보법인 것이다. 이에 반해 오선보의 채보는 전체적인 흐름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처음 음악에 접하면서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실현 방식이 오선보의 채보를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